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발언 논란
軍 규정 "부득이한 사유시, 가장 빠른 통신수단으로 연락"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이 논란이다. 카투사 복무 시절 전화로 휴가(병가) 연장을 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 모씨가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이 나오자 "휴가 연장은 카톡으로도 가능하다"고 발언하면서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의 무분별한 정치 공세에 의해서 추 장관 아들 건이 엄청난 권력형 비리인 것처럼 부풀려졌다"며 "부득이한 경우 전화와 메일, 카카오톡 등으로 휴가 연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발언 이후, 야당을 비롯한 각계에서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당 원내대표의 궤변이 군 복무를 캠핑으로 바꿔놨다"고 비판했으며,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셋째가 현재 공군에 근무 중인데 이번 휴가 나오면 복귀 안 시키고 전화해서 휴가 연장해 볼 거다. 가능한 일인지 답변 달라"는 청원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kilroy023@newspim.com |
◆ 軍 관계자들 "카톡 휴가 연장, 부득이한 사유 있어야…후속 행정절차도 필수"
실제로 카카오톡으로 휴가 연장 신청이 가능할까. 논란과 관련해 뉴스핌은 야전 부대에서 지휘관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군 관계자들에게 직접 물어봤다.
군 관계자들은 "카카오톡으로 휴가 연장이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톡만으로는 휴가 연장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 군 관계자는 "규정상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경우, 전화 등의 수단을 통해 지휘관과 소통해서 본인의 상황을 전파 보고하고, 지휘관의 승인을 받으면 휴가 연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서씨처럼) 전화로 휴가 연장을 신청하는 경우가 있다"며 "드물기는 하지만, 그런 것들이 절차상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부대관리훈령 제65조 '외출·외박 및 휴가 중 개인의 유고시 행동'에 따르면 다음과 같이 명시돼있다.
"외출・외박 및 휴가 중 천재지변, 교통두절, 자신의 심신장애, 가족의 변고, 그 밖의 특별한 사유로 귀영이 늦어질 것이 예상될 때에는 지체 없이 전화・전보 등 가장 빠른 통신수단으로 소속부대의 장에게 보고하거나 가장 가까운 곳의 헌병대에 연락하여야 한다. 이 경우 가장 빠른 시일 내에 귀영하되 관계 기관으로부터 그 사실을 입증하는 증명서 또는 서류를 가지고 귀영하여야 한다."
즉 '가장 빠른 통신수단'으로 지휘관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휴가 연장을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이 규정이기 때문에, 전화는 물론 카카오톡도 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지금은 장병들이 영내에서 휴대전화를 소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에도 휴가를 나갈 때는 비상연락망 차원에서 휴대전화 번호를 미리 받아놓고 휴가를 내보냈다"며 "혹시 휴가 중 신변에 문제가 생기거나 하면 부대에 연락하라는 차원에서였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병사들과 지휘관이 카카오톡을 주고 받는 것도 이상한 것은 아니다"라며 "병사들이 휴가 나가서 집에서 어머니와 식사를 하는 사진을 카카오톡으로 보내면서 '걱정하지 마시라'고 하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군 관계자들은 '카카오톡만으로 휴가 연장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불가피하게 부대에 복귀하지 않고 휴가를 연장해야 할 사유가 있어야 하며, 또한 휴가 연장과 관련한 후속 행정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군 관계자는 "한 병사가 척수염으로 인해 휴가 중 발작 증상이 생겨서 안면마비까지 온 사례가 있었다"며 "급하게 수술 및 치료가 필요해서 부모의 연락을 통해 급히 휴가를 연장하고, 추후 서류를 확인했던 일이 있다"고 언급했다.
다른 군 관계자는 "카카오톡으로 상황 전파보고 및 휴가 연장 신청을 했다면 추후 전화나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으로 후속 행정처리를 하는 절차가 필요할 것"이라며 "서씨같은 경우는 그 후속 행정처리가 안 돼서 미흡한 부분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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