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전 세계 야생동물 개체가 40여년 만에 평균 68% 급감했으며, 주요 원인은 인류의 소비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세계자연기금(WWF)은 '2020 지구생명보고서'에서 1970년부터 2016년까지 4392종의 포유류·조류·어류·파충류·양서류를 관찰한 결과 개체 수가 이처럼 급감했으며, 이는 지구상에서 수백만 년 만에 나타난 최악의 감소 현상이라고 전했다.
[도버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영국 도버항구에서 갈매기 한 마리가 바닷가에 떨어진 마스크를 물고 있다. 2020.08.11 gong@newspim.com |
가장 피해가 극심한 지역은 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으로 이 지역에서는 야생동물 개체 수가 평균 94% 줄었다.
인류가 초원과 사바나, 삼림, 습지 등을 소비 목적으로 활용하고, 야생 서식지를 과잉 개발하고, 외래종을 무분별하게 도입하고, 기후변화가 가속화된 결과다.
WWF는 인류의 활동으로 인해 빙하를 제외한 지구 상 토지 표면의 75%가 극심한 변화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태계 파괴로 인해 동식물 50만종과 곤충 50만종 등 100만여종이 멸종 위협에 놓여 있다.
산업혁명 이후 전 세계 습지의 85%가 감소한 가운데, 특히 민물 서식지의 종 다양성이 가장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민물 서식지에 사는 개체 수가 1970년 이후 매년 4% 줄었다.
WWF는 인류의 활동이 야생동물 개체 수 급감의 주요 원인이라며, 21세기 인류의 생활양식을 지탱하기 위해 우리는 지구 생태계의 자원 제공 및 폐기물 흡수 능력치를 56% 이상 남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체 수 감소는 지구가 생명을 지탱할 수 있는 능력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음을 가리킨다며, 보통 심각한 멸종 위기에 놓여 있는 야생동물에는 관심이 늘어나지만 멸종 위기에 놓인 종은 이미 생태계 내에서 기능을 상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종 다양성이 받는 위협은 결국 세계 식량 안보 위기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또한 야생동물뿐 아니라 인류의 '집'이기도 한 지구가 계속 훼손되면 기후변화와 더불어 코로나19(COVID-19)와 같은 동물 유래 전염병에 인류가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WWF는 늘어나는 인구의 식량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열대우림을 파괴해 농지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야생동물에 대한 밀렵 활동의 기회도 늘어나고 있다며, 이러한 야생동물이 공급망을 통해 사람과의 접촉이 늘어나면 결국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러시안 룰렛처럼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WWF는 자연이 역사상 전례 없는 속도로 파괴되고 있지만 인류가 식량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바꾸고 기후변화를 막고 자연을 보존하기 위해 시급히 행동에 나서면 이러한 추세를 막을 수 있고 심지어 역전시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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