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베이징 여행을 제법 많이 한 사람들 중에도 베이징에도 산이 있냐고 물어올때가 종종 있다.
산이 있는 정도가 아니다. 자동차를 타고 베이징 동북쪽이나 서쪽으로 두어시간, 때론 세시간 넘게 교외로 나가면 사방 팔방 온 천지가 산이다.
해발 2000미터 내외의 산들이 마치 동네 산 처럼 도처에 널려있다. 베이징 서북쪽의 링산이라는 곳은 베이징 최고봉의 산으로 해발 2303 미터에 달한다.
2000년 대 중반 만해도 중국에는 등산을 비롯한 레저 인구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중국 대중들이 등산 등 야외 활동에 본격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은 대략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전후다. 소득이 늘고 자가용 보유가 늘면서 레저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해외여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도 이 무렵 부터다.
베이징 정북쪽, 동북과 서북쪽 웬만한 산에 가면 어디서나 옛 날 모습의 고풍 스런 만리장성을 만날 수 있다. 제법 원형을 간직한 곳도 있지만 무너져 내리고 방치된 채 수리가 안된 장성들도 많다. 또 깊은 산속 오지 마을과 그곳 주민들을 만날 수 있는 것도 등산 여행의 묘미다.
중국에서는 팔달령 만리장성과 달리 인공의 손이 미치지 않은 장성을 '예창청(野長城)'이라고 부른다. 수리할 엄두를 못내고 그냥 산속에 방치 된채 남았는 장성이란 뜻이다. 이런 장성은 최근들어 중국인 등산객들에게 트래킹 장소로서 인기가 높다.
장성과 함께 또하나 빼놓을 베이징 산행의 즐거움은 해발 2000미터 내외의 산 8부 능선위 고산지대에서 만나는 야생화 하늘정원이다.
8월 초 함께 등산한 중국인 환경 분야 NGO 쪽 인사는 해발 1700미터 되면 기압에 따른 수분 공급 문제로 나무들이 잘 못자란다고 들려줬다. 대부분 그런 산의 7~8부 능선주위는 수백종이 넘는 야생화로 거대한 꽃밭을 이룬다. 탁 트인 시야, 시원스럽게 펼쳐진 산세는 광경 하나 하나가 마치 알프스 어느 고산지대 산자락을 연상케한다.
2022년 '베이징 장자커우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 북쪽 도시 장자커우시(張家口)시에서 멀리 떨어진 외진 산골에 있는 시췌량(喜鹊梁)도 흐드러진 야생화와 무너진 장성을 체험할 수 있는 그런 류의 산이다. 이 산의 해발 고도는 2078미터다. 시췌량은 장자커우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충리(崇禮)구 시타이주이(四臺嘴)향 수이취안즈(水泉子)촌에 위치해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시췌량은 해발고도 2078미터로 나무가 잘 자랄수 없는 환경인데도 중국 당국은 소나무 등 나무를 매년 일정량 꾸준히 식재하고 있다. 2020년 8월 중순 장자커우 수이취안즈 촌 마을 한 주민이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핀 시췌량 능선에서 소나무를 심기위해 구덩이를 파고 있다. 이 주민은 10대를 심으면 한두대가 살긴 하는데 어렵게 뿌리를 내려도 성장을 잘 못한다고 말했다. 2020.08.23 chk@newspim.com |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허베이성 장자커우 시췌량 야생화 능선에 무너진 돌 무더기 장성(長城)이 옛 흔적을 드러내고 있다. 돌 무더기 장성은 이곳에서 동 서쪽으로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저 멀리 바람이 세기로 유명한 장자커우의 명물 풍력 발전기들이 희미하게 모습을 비추고 있다. 2020.08.23 chk@newspim.com |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베이징 북쪽 장자커우의 시췌량은 해발 2000미터가 넘는 산으로 정상에는 바다와 같은 개활지가 펴쳐지며 수백종의 이름 모를 야생화가 천지를 뒤덮 듯이 피어난다. 시췌량 정상의 야생화는 7, 8월 절정에 달한다. 2020.08.23 chk@newspim.com |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시췌량 경계내에 거주하는 현지 주민 부부가 시췌량에 들어가는 길목에 간이 문을 설치해놓고 입장료를 받고 있다. 말하자면 이곳은 매표소와 같은 곳이다. 오른쪽 안내판에 시췌량 입장객들에게 사람당 8위안, 야영객에는 인당 26위안의 입장료를 받는다고 적혀있다. 2020.08.23 chk@newspim.com |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수이취안즈 촌 공산당 지부 위원회와 촌민 위원회 사무실이 마을 한켠에 자리잡고 있고 사무실 건물 밖에는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휘날리고 있다. 건물 밖 담벼락에는 마을 안 담장에서와 같은 탈빈곤 가난 구제 구호가 큰 글씨로 적혀있다. 이 산간 벽지 농촌 마을 주민들에게 있어 탈빈곤이 얼마나 절실한 과제인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 이다. 2020.08.23 chk@newspim.com |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