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를 위한 부자들' 연서한 서한 통해 공개 요청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 월트 디즈니의 공동 창업자인 로이 올리버 디즈니의 손녀이자 상속녀인 아비게일 디즈니를 비롯한 미국의 억만장자들이 코로나19(COVID-19) 사태 극복을 위한 자금으로 쓰이게끔 자신들에게 더 높은 세금을 부과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월트 디즈니의 공동 창업자인 로이 올리버 디즈니의 손녀이자 상속녀인 아비게일 디즈니. [사진=블룸버그] |
13일(현지시간) CNBC뉴스 보도에 따르면 아비게일과 그의 남동생 팀 디즈니를 비롯한 억만장자 83인은 자신들을 '인류를 위한 백만장자들'(Millionaires for Humanity)라고 명명하고, 정부에 보낸 공개 서한에서 "우리에게 세금을 부과하라. 부과하라. 부과하라"(Tax us. Tax us. Tax us.)고 요청했다.
이 서한의 서명자들은 코로나19 사태를 자선 모금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다며 정부가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데 있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 우리와 같은 부유층에 대한 영구적인 세금 인상을 통해 우리의 보건 체계, 학교, 안보에 적절한 자금을 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코로나19 사태 속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는 의료종사자들 등에게 엄청난 빚을 지고 있다"면서, "사회 필수 인력들은 그들이 짊어지고 있는 짐에 비해 엄청나게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고 식료품 가게 진열대를 채워주거나 음식을 배달하진 못 해도 전세계가 필요로 하는 자금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늦기 전에 우리의 세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바로잡을 기회는 두 번 다시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한의 서명자들은 이어 "전 세계 수천만명의 사람들이 일자리와 집을 잃거나,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능력을 잃은 것과 달리 우리는 이런 염려가 없다"며 "그들(부유층)은 코로나19 희생자가 될 가능성도 훨씬 적었다"고 덧붙였다.
공개 서한을 지지한다고 밝힌 이들 중에는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 앤드 제리(Ben & Jerry)' 공동 창업자인 제리 그린필드와 영국의 영화감독 리처드 커티스 등이 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