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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웰컴투비디오' 손정우, 미국 송환 불허…법원 "한국이 주도적으로 수사해야"

기사입력 : 2020년07월06일 11:42

최종수정 : 2020년07월06일 13:32

법원, 미국측 송환요청 거부…"대한민국에서 철저한 수사 필요"
손정우, 재판과정서 흐느끼기도…父 "죄 달게 받도록 할 것"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 성착취물 거래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24)가 미국에서 재판을 받지 않게 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20부(강영수 수석부장판사)는 6일 손 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심사 청구 심문기일을 종결하고 "범죄인을 청구국에 인도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우선 국제공조수사에서 검거된 웰컴투비디오 회원 중 다수가 한국인인 점인 등을 들어 우리나라에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재판부는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한국에 개설된 가상화폐 계좌가 288개이고, 검거된 346명 중 한국인이 223명"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인 웰컴투비디오 회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운영자였던 범죄인의 신병을 한국에서 확보해 적극적인 수사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범죄인 보호 측면에서도 손 씨의 인도 청구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미국에서는 아동음란물광고 및 음모 등 혐의와 같이 자금세탁혐의에 대해서도 기소했는데, 한국에서는 청소년성보호법위반과 정보통신망법위반으로 기소하면서도 자금세탁혐의에 상응하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으로는 기소하지 않았다"며 "이러한 공소제기가 위법한 것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당초 기소제기시나 지난해 미국이 인도청구하기 전이라도 추가 수사를 통해 기소했다면 범죄인으로서는 재판 과정에서 알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세계 최대 음란물 공유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씨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범죄인 인도 심사 청구와 관련한 2차 심문기일에서 피고인석에 앉아있다. 2020.06.16 pangbin@newspim.com

덧붙여 재판부는 "이 사건이 이렇게 지대한 관심과 주목을 받게 된 원인은 무엇보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범죄가 세계적으로 지탄받는 반인류범죄임에도 우리 국민의 법감정에 부합할 정도로 실효적인 형사처벌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범죄인을 미국으로 보내 엄중한 형사처벌을 받게 함으로써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는 주장에 법원도 공감하지만, 대한민국이 주권국가로서 범죄인에 대해 형사처벌 권한을 행사하는 게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결정이 범죄인에게 면죄부를 주는 건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손 씨에게 "범죄인과 변호인은 이 사건 재판과정에서 한국에서 범죄수익은닉 범죄에 대해 중형을 선고받더라도 달게 받겠다고 했다"며 "자신의 진술대로 수사 재판 과정에서 적극 협조하라"고 당부했다.

손 씨는 재판부의 결정 이유가 고지되자 감정을 참기 힘든 듯 흐느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선고가 끝난 뒤 손 씨의 아버지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재판장님이 현명한 판단을 해주셔서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며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는 더더욱 죄송하다. 자식만 두둔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다시 죄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달게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씨의 미국 송환 여부를 결정하는 범죄인 인도심사 세 번째 심문이 열린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손씨의 아버지가 재판을 참관하고 나오고 있다. 이날 법원은 손정우씨의 미국 송환을 불허했다. 2020.07.06 pangbin@newspim.com

앞서 손 씨는 미성년자였던 2015년부터 지난 2018년까지 W2V를 다크웹 기반으로 운영하면서 아동 성착취물 22만건을 유통해 415비트코인(당시 약 4억원)의 수익을 올린 혐의로 검거됐다. 피해 아동 중에는 생후 6개월된 영아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씨는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으나 2심에서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 받아 4월 27일 구속 만기 출소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국 연방 법무부는 지난해 4월 손 씨를 미국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우리나라 법무부가 이를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손 씨는 출소하지 못했다. 검찰은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국내 법원의 유죄 판결과 중복되지 않는 '국제자금세탁' 부분에 대해서만 인도절차를 청구했다.

이 과정에서 손 씨의 아버지는 손 씨의 송환을 막기 위해 범죄수익은닉 혐의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에 손 씨를 고소했다. 이날 재판부가 손 씨의 송환을 불허하면서 손 씨의 남은 혐의에 대한 수사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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