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미숙한 부분 개혁하고 운동 초기 정신은 지키겠다"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과거의 부족하고 미숙한 부분을 과감하게 개혁하되, 운동 초기의 정신은 굳건히 지켜나가겠습니다."
3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여전히 제1442차 수요시위가 열렸다. 부실 회계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된 이후 4번째이자, 정의연 대표를 지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임기를 시작한 뒤 처음이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3일 오후 서울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집회로 열린 '제1442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6.03 alwaysame@newspim.com |
정의연은 이날 수요시위에서 혁신 의지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비장한 표정으로 등장한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지난 한주는 공적인 소명, 역사적인 책임감을 동시에 돌아보는 시간이었다"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 연구자로서 제 개인에게 맡겨진 엄중하고 무한한 책임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초기 대응의 미숙함, 이로 인해 국민 여러분에게 끼친 근심과 걱정은 정의연 이사장이라는 자리가 지닌 상징적 무게에 못 미치는 저의 부족하고 사려 깊지 못한 태도에서 초래된 것이라 생각하며 깊이 반성하기도 했다"고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수요시위의 첫 마음을 기억하려고 한다"며 "1992년 아무도 관심 없던 추운 겨울날, 일본 정부의 범죄 인정, 진상 규명, 공식 사죄, 법적 배상, 책임자 처벌, 추모비 건립, 교과서 기록과 교육 등 7가지 요구를 외친 선배들의 결연한 의지를 기억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자리의 무게와 깊이를 잊지 않되 더 단단한 모습으로 쇄신해 다음 세대에 물려주고자 한다"며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국민 여러분이 기대하는 조직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차분하게 준비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의 발언에 수요시위 참석자들은 "힘내세요", "화이팅" 등을 외쳤다. 성매매경험당사자네트워크 뭉치는 "이번 사태를 멀리서 지켜보면서 후배 당사자 활동가로 마음이 아팠고 겁이 났다"며 "선배 당사자 활동가들이 고통을 넘어 용기 있게 증언한 기록들을 깊이 새기고 함께 하겠다"고 발언했다. 한민족유럽연대도 "정의연은 누가 뭐래도 역사의 증인"이라며 "적폐들이 아무리 조작해도 정의연은 힘을 내야 한다"고 응원했다.
이날 수요시위는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시작 전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정의연을 응원하고 연대하기 위해 나온 시민들은 부부젤라를 불며 힘을 북돋았다.
이날도 수요시위 현장 인근에선 보수성향 단체의 맞불집회가 진행됐다. 바로 옆에서 수요시위가 진행되자 자유연대와 자유대한호국단, 반일동상진실규명공대위 등은 소리를 높여 노래를 틀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수요시위 현장 곳곳에 경력 200여명을 투입했다. 다행히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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