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新동맹 시대]下 재계 '포스트 코로나' 생존전략 찾기 올인

기사입력 : 2020년06월02일 07:03

최종수정 : 2020년06월10일 13:55

필요 따라 합종연횡 불가피…업종 간 경계도 무의미

[편집자주]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만나 차세대 배터리 기술에 대해 의견을 나누면서 국내외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세계 최고의 전자·부품 업체와 완성차 톱플레이어의 동맹구도가 형성될 경우, 그 파괴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재계의 라이벌 관계에서 세계시장 정복을 향한 협력자의 길로 나선 삼성과 현대차. 미래를 대비한 새로운 협력전선은 가능할까.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 유례없는 감염병 위기가 기업 경영 전략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생존을 놓고 벌이는 전장에 다시 한 번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는 것인데, 국내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업종은 물론, 적과 아군의 구분 없이 합종연횡하며 코로나19 사태 이후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의 만남을 계기로 기업들 간 이합집산이 보다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이후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경영에 있어서도 기존의 틀에 갖혀 있으면 안 된다는 얘기다.

◆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만남, '포스트 코로나' 생존 위한 협력

지난달 13일 재계 1, 2위 삼성과 현대차가 만나 손을 잡았다. 이 부회장이 충남 천안에 위치한 삼성SDI 사업장에서 정 수석부회장을 만나 양사 간 사업 협력에 대해 논의한 것.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이 사업상 목적에서 따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정 수석부회장이 삼성 사업장을 방문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 부회장이 정 수석부회장과 전격적으로 만남을 가진 것은 반도체를 잇는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해석된다.

삼성 측은 "전고체 배터리는 구조적으로 단단하고 안정화된 차세대 배터리 기술 중 하나"라며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혁신을 위해 삼성과 현대차 간 협력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삼성은 최근 1회 충전 주행거리가 800㎞에 이르는 전고체전지 혁신기술을 발표한 바 있다.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전지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하는 배터리다. 기존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용량을 키우고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이 선대의 껄끄러운 관계를 뒤로 하고 서로 간의 협업을 논의하기에까지 이른 것은 치열해져가는 글로벌 경영 환경에서 생존을 위한 절박함의 표현일 수 있다.

김영민 LG경제연구원 원장은 최근 '포스트 코로나,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한 포럼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체 간 협력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의 만남을 그 대표 사례로 들면서 "이제까지 중후장대한 설비를 운영해왔다면 이를 파트너와 나누거나 다른 기업들이 가진 R&D 자원을 결합해 더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고 이로써 가격을 높이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 국내외 구분 없이 기업 간 동맹 빈번…산업 간 경계도 무의미

비단 삼성과 현대차만이 얘기가 아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기업 간,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진 지 이미 오래다.

국내에선 현대중공업그룹과 KT, 에쓰오일과 카카오, LG전자와 GS칼텍스가 만나 서로 상대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있으며 KB국민은행과 LG유플러스, KEB하나은행과 SK텔레콤·SK텔링크도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한화솔루션(한화큐셀)도 최근 '태양광 연계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 전기차에서 회수한 재사용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 ESS 사업에 나선다.

밖으로 나아가면 삼성전자와 현대차처럼 일본 토요타와 파나소닉도 손을 잡았다. 토요타와 파나소닉은 자동차용 배터리 생산을 위해 합작사를 설립, 2022년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목표다. 또한 중국 전기차 메이커 비야디(BYD)는 미국 포드 모터스에 전기차용 연료전지를 공급키로 했다. 테슬라와 파나소닉이 기가팩토리 합작사를 만들었고, 폭스바겐과 스웨덴 신생 배터리 제조업체인 노스볼트가 합작공장을 추진하는 것 역시 미래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동맹의 좋은 예다.

배터리 뿐만 아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기업 간 합종연횡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KT, 카카오 등과 협업에 나섰고, LG전자는 네이버·마이크로소프트와 연합했다. 현대차는 구글과 아마존과도 사업적 교감을 나누고 있으며, SK텔레콤은 전장업체 하만과 협력하고 있다.

아울러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는 2025년 이후에 선보일 차세대 콤팩트카 공용 플랫폼 공동 연구를 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뭐는 되고, 뭐는 안 되고'라는 게 없다. 필요하면 손을 잡는 것"이라며 "이미 오래된 일이지만, 앞으로는 더욱 더 많아질 것 같다"고 언급했다.

 

hoa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