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업종 활성화에 1분기 '깜짝 실적'
'코로나 특수'에 안정적인 실적 전망
[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반도체 업체 TSMC가 '언택트 경제'의 수혜 업체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초 코로나 팬데믹 여파에 화상회의, 온라인 교육 등 비대면 기반 업종이 활성화되면서 디지털 기기 반도체 수요가 폭증했다. 이에 TSMC의 1분기 매출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실적은 눈부신 성장세를 보였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42% 늘어난 3106억 대만 달러(약 12조6700억원)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동기 대비 90.6% 증가한 1169억 9000만 대만달러(약 4조7000억원)를 기록, 분기별 수익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1분기 디지털 기기 등 가전 제품에 장착되는 반도체 매출은 전분기 대비 44%에 달하는 증가세를 보이며 전체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또 애플의 신규 중저가 폰 모델 '아이폰SE' 에 장착되는 중앙처리장치(CPU) 주문도 1분기 실적 성장에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실적 견고한 성장세 예상, 주가 전망은 엇갈려
이 같은 1분기 '깜짝 실적'에 이어 TSMC는 올해 매출도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TSMC는 지난 4월 16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매출 성장률 예상치를 기존 20%에서 15~18%로 소폭 낮춰 잡았다. 웨이저자(魏哲家) TSMC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 따른 시장 내 불확실성 증폭에도 15% 이상의 매출 증가치를 달성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올해 마이너스 실적 성장세를 점쳤던 시장의 예측을 넘어서는 낙관적인 전망이다.
앞으로도 '팬데믹 특수'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웨이저자(魏哲家) CEO는 "데이터 센터(IDC) 서버에 장착되는 고성능 컴퓨팅(HPC) 반도체의 주문이 급증하고 있다'라며 '팬데믹 상황으로 인한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확대에 따른 데이터 사용량 급증에 통신 인프라 구축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5G 기지국 및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 반도체 제조 경쟁력도 향후 매출 성장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웨이저자(魏哲家) CEO는 'TSMC는 경쟁 우위를 지닌 기술력을 통해 경쟁사가 획득할 수 없는 주문을 수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TSMC는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압도적인 선두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시장 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TSMC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54.1%의 점유율을 기록, 시장 1위 자리를 유지했다. 그 뒤를 이어 삼성전자(15.9%)와 미국 글로벌파운드리(7.7%)가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특히 애플과 퀄컴과 같은 우량 고객을 확보한 TSMC는 반도체 분야의 기반 산업인 파운드리 부문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스마트폰과 전장 분야 반도체 수요 하락은 주가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팬데믹 여파에 전 세계에 걸쳐 스마트 폰과 자동차의 수요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TSMC의 스마트폰 용 반도체는 전체 매출의 절반에 해당한다. 더불어 주요 고객사들의 스마트 폰 실적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실제로 애플의 신규 모델의 출시 일정이 가을로 미뤄졌고, 핵심 고객사인 화웨이도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 목표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각 기관들도 올 하반기 실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선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골드만삭스는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 반도체 수요 급증을 예상하면서 TSMC의 목표주가를 327 대만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모건 스탠리는 올해 실적 조정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 목표 주가를 341대만달러로 올려잡았다.
반면 다이와(大和) 증권은 하반기 주문 위축 가능성으로 인해 목표 주가를 기존 369 대만달러에서 330대만 달러로 조정했다. HSBC는 매수 등급을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를 330 대만달러로 낮춰 잡았다. 맥쿼리(Macquarie) 자산운용사는 TSMC 투자등급을 '중립'(Neutral)으로 제시하면서 목표주가를 279 대만 달러로 하향조정했다.
■용어 풀이
컨퍼런스콜: 상장사가 기관투자가와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자사의 실적과 향후 전망을 설명하기 위해 여는 전화 회의를 가리킨다.
고성능 컴퓨팅(HPC) 반도체: 클라우드, 엣지 컴퓨팅,인공지능(AI) 등 방대한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첨단 기술 분야에 활용되는 반도체로, 연산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특징을 가진다.
dongxu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