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직접 만날 순 없어도 이렇게 (온라인으로)소통하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지 않나요(웃음)?"
영화 '사냥의 시간'으로 돌아온 배우 이제훈(37)이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취재진과 만났다. 그의 신작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와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의 숨 막히는 대결을 담은 스릴러다.

'사냥의 시간'은 공개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초 2월 26일 극장 개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과 넷플릭스 계약 관련, 투자·배급사와 해외 세일즈사의 갈등 등의 문제로 여러 차례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결국 계획보다 두 달여 늦은 지난 23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개국에 공개됐다.
"코로나19로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을 때는 사실 당황스러웠어요. 그래도 이렇게 공개할 수 있어 감사하죠. 공개된 후 주변에서 연락도 많이 받았어요. 고생했겠다, 긴장감이 넘쳤다는 반응이 많았죠. 또 전 세계에 공개되니까 국내 팬들뿐 아니라 해외 반응이 바로바로 오는 게 놀라워요. 신기한 경험 중이죠(웃음)."
극중 이제훈은 타이틀롤 준석을 열연했다. 감옥에서 출소한 후 친구들과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위험한 계획을 설계하는 인물이다.
"준석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 세계를 탈출하고 싶어 해요. 방법의 옳고 그름을 떠나 꿈꾸는 세계, 목표로 가려고 한다는 데 이입이 많이 됐죠. 그래서 뭘 분석하고 파악하기보다 계속 저를 투영하면서 갔어요. 쫓기면서부터는 두렵고 무서운 생각, 고통 속에 저를 심었죠. 특정 상황들을 상상하면서 느끼려고 했어요."

힘들었던 신으로는 흡연 장면을 언급했다. 벼랑 끝 청춘들을 그린 작품인 만큼 이 영화에는 흡연, 욕설 신이 자주 나온다.
"비흡연자였는데 '파수꾼'(2011) 찍으면서 담배를 배웠죠. 그게 쭉 이어지다 '사냥의 시간'까지 왔고요. 근데 제가 '파수꾼' 때 흡연신을 찍다 쓰러진 적이 있어요. 이번에도 테이크를 여러 번 가는데 컨트롤을 못했죠. 찍다가 어지러워서 촬영을 중단했어요. 이후로 연기할 때 말고는 금연을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웃음)."
'사냥의 시간'은 이제훈과 윤성현 감독의 재회로도 화제를 모았다. 두 사람은 서로가 신인이던 시절 '파수꾼'으로 첫 인연을 맺었다. 이제훈은 윤 감독 이야기에 "작품에 대한 객관적 접근보다 그를 너무 지지했고 차기작이 빨리 보고 싶었다. 뭐가 됐든 함께 했을 것"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파수꾼' 이후 배우이자 인간 이제훈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에요. 가깝게 지내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형제 같은 사이가 됐죠.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으니까 촬영할 때도 굳이 설명도 필요 없었죠. 늘 절 믿어주고 지지해주니까 연기도 편했고요. 이런 영화적 동지가 있다는 게 운이 좋은 거죠. 그의 의견은 모르겠으나(웃음) 앞으로도 함께 하고 싶어요."

차기작은 6월 개봉을 조율 중인 영화 '도굴'이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브 투 헤븐: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 촬영에 한창이다.
"전부터 혈기왕성한 에너지의 복싱 영화가 하고 싶었는데 지금 찍는 작품 캐릭터가 그렇죠. 몸을 만들면서 계속 복싱 연습 중이에요. 꿈꿨던 걸 경험하는 이 과정을 허투루 보내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죠. 개인적으론 이렇게 연기로 다양한 인물을 만날 수 있어 참 좋아요. 세상과 사람을 보는 시각이 넓어지면서 저 역시 성장하는 기분이죠."
그저 영화가 좋아서 배우가 됐다는 이제훈은 작년부터 배우 겸 제작자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 그는 지난 10월 양경모 감독, 김유경 프로듀서와 제작사 하드컷을 설립하고 첫 작품 '팬텀'을 준비 중이다.
"영화를 떼놓고 제 인생을 논하기도 힘들고 영화가 아니면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죠. 그래서 제작도 도전하게 됐어요. 지금 많은 공부를 하고 있고요. 뜻이 맞는 사람들과 대중이 좋아할 혹은 오래 남겨질 작품을 보여드리는 게 제 꿈이죠. 어떤 방향성으로 나아갈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해볼 테니 주목해주세요(웃음)."
jjy333jjy@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