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에 무게…최고가 제시‧인수 의지 확고
인수가 차이 커…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지연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푸르덴셜생명을 두고 KB금융지주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 매각 주관을 맡고 있는 골드만삭스가 실시한 본입찰에 전략적투자자(SI)인 KB금융지주와 재무적투자자(FI)인 한앤컴퍼니, IMM 프라이빗에쿼티(PE),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우리금융지주는 IMM PE에 인수금융을 제공하는 형태로 참여키로 했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2020.03.19 tack@newspim.com |
예비입찰과 달리 본입찰에서는 KB금융이 최고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타 업체보다 한발 앞서있다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KB금융이 2조 2000억원 안팎 수준의 금액을 제시하고 사모투자펀드 운용사들은 2조원대 인수가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푸르덴셜생명이 시장에서 인기몰이에 성공한 원인은 매력적인 인수합병 매물로 꼽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말 기준 자산이 20조 1938억원으로 업계 11위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은 1448억원으로 삼성생명과 라이나생명,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에 이어 업계 네 번째로 높다. 총자산이익률(ROA) 2위,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은 505.1%로 독보적인 1위다.
다만 푸르덴셜생명 측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은 채 여전히 문을 열어두고 있다. 인수가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푸르덴셜생명 측은 3조원대 가격을 원하고 있다.
업계는 매각가 차이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세계 금융위기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p 인하하는 '빅 컷'을 단행하는 등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거나 추가 금리 인하가 있을 경우 푸르덴셜생명 인수 이후 자본확충이라는 부담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KB금융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KB금융 측은 인수의지가 확고한 상황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 20일 주주총회에서 "제로금리와 저금리는 유럽과 일본이 이미 경험을 했다. 유럽과 일본 모두 생명보험사가 은행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다"며 "어려운 환경일수록 뛰어난 회사에 기회가 있다. 보험을 괜찮은 비즈니스로 보고 충분한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아울러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비은행 부문을 보강하고 확고한 리딩뱅크로 자리매김 하고자 하는 중장기적 경영전략도 세워둔 상태다.
또 가장 큰 경쟁자로 꼽히는 국내 1위 사모투자펀드 MBK파트너스는 신한금융에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매각하면서 경업금지를 약속한 만큼 9월 이후에 인수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세계 실물경제가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에서 후보군들이 쉽게 인수가를 높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금액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푸르덴셜생명 측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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