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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도 잔혹"…텔레그램 성착취 '박사' 신상공개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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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다음주 중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 개최 예정

[서울=뉴스핌] 임성봉 이학준 기자 =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만든 뒤 공유한 일명 텔레그램 '박사방'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유력 피의자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최근 붙잡힌 일명 '박사'로 불린 조모 씨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조씨와 일당 13명을 검거했으며, 이들에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을 비롯해 아동청소년성보호법, 강제추행, 협박, 강요, 사기,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적용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이른바 'n번방'을 운영하며 미성년자 성 착취 동영상을 제작·유포한 핵심 운영자 A씨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0.03.19 pangbin@newspim.com

경찰이 조씨의 신상공개 여부를 검토하는 이유는 조씨 일당이 저지른 범죄의 심각성이 큰 데다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국민 여론이 거세기 때문이다. 경찰 조사 결과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만 74명에 달하고 이중 16명은 미성년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으며, 이날 현재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신상공개 제도는 지난 2009년 강호순 연쇄살인사건 이후 흉악범의 얼굴을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이듬해 처음 신설됐다. 이후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김수철을 시작으로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범 오원춘, 전 남편 살해 혐의를 받는 고유정, 한강 몸통 시신 사건의 피의자 장대호 등 강력사건 피의자 총 36명의 신상이 공개됐다.

경찰이 이들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강력범처벌법)'과 성폭력처벌법 등 2가지다.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피해가 중대한 경우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는 충분한 증거가 있을 경우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피의자의 재범을 막는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할 경우 △피의자가 청소년보호법 상 청소년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 등 총 4가지 기준을 모두 만족하면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판단은 경찰이 아닌 외부전문가 7명으로 꾸려진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가 맡는다. 의사, 교수, 변호사 등 전문가들이 검토해 신상공개를 결정하면 이름과 나이가 공개되고 얼굴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못한 채 언론에 노출된다.

신상이 공개된 이전 사례들을 살펴봤을 때 조씨의 얼굴 공개 여부는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까지는 연쇄살인을 저질렀거나 엽기적인 범행수법을 저질러 강력범처벌법이 적용된 사건의 피의자들만 신상정보가 공개돼왔기 때문이다. 조씨의 경우 살인 등 혐의는 없어 성폭력처벌법만 적용된 상태다.

이에 따라 이번에 조씨의 신상이 공개되면 성폭력처벌법 혐의로는 첫 사례가 된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조씨 범행의 잔혹성을 고려하면 충분히 신상공개가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윤호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범행수단이 잔인하다는 판단 기준을 반드시 신체적 손상으로만 판단할 이유가 없고 영혼의 살인이라고 불리는 성범죄도 잔혹한 범죄로 봐야 한다"며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조씨의 신상정보가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고 만약 공개된다면 그 이유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필우 법무법인 예율 변호사도 "이 사건을 보면 반복적, 상습적이어서 범행이 재반복될 여지가 크기 때문에 신상공개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며 "강력범죄 측면에서 봤을 때 성범죄의 경우에도 강력범죄에 해당될 수 있고 그런 피해를 줄이거나 피해자 보호 측면에서도 이와 같은 범죄에 대해서는 관련 법조항을 적용해 신상을 공개하는 게 옳다고 본다"고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 주 중 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번 사건의 유력 피의자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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