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내무장관 "관련 이야기 들어...위기관리위서 논의"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COVID-19) 백신을 개발 중인 독일 제약회사에 거액을 제시해 이 회사의 백신에 대한 독점적 판매 권한을 확보하려 했다고 영국 가디언과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독일 언론을 인용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김근철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코로나19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있다. 2020.03.14 kckim100@newspim.com |
보도에 따르면 전날 독일 언론 디벨트암존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 바이오제약 회사 큐어백이 개발하고 있는 백신을 오로지 미국에서만 판매하기 위해 회사 측에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의 거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책회의에서 큐어백 최고경영자(CEO)인 다니엘 메니첼라를 만난 뒤 이 회사를 주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거액을 제시하면서 큐어백의 성과를 독점하기 위해 인수를 타진하거나 회사 연구업무를 미국으로 이전하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독일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호르스트 제호퍼 독일 내무장관은 15일 기자회견에서 "오늘 정부 당국자들로부터 이런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수 차례 들었다"면서 "내일 위기(관리)위원회에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은 미국 정부의 큐어백 인수는 논외의 대상이라며 큐어백은 전 세계를 위한 백신을 개발할뿐 개별 국가를 위해서 만들지 않는다고 했다.
독일 정부는 큐어백이 개발하는 백신이 해외로 이전되지 않도록 재정적인 인센티브를 제공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에 설립된 큐어백은 독일 튀렝겐주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미국 보스턴에도 지사가 있다. 큐어백은 암 치료제, 항체 기반 치료법, 희귀볍 치료제, 백신을 전문으로하는 회사다.
미국 정부 측은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AFP통신에 "(그 보도는) 몹시 과장됐다"며 "미국 정부는 백신 제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25여개 기업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 기업의 대부분은 이미 미국 투자자들로부터 시드 자금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정부의 독점적 판매권리 확보 시도를 재차 부인하고 "우리는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모든 기업과 계속 대화를 할 것"이라며 "그리고 해결책이 발견되면 전 세계와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NYT는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메니첼라 CEO가 사임을 발표한 것이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당시 큐어백 측은 회사의 창립자 중 한 명인 잉그마르 호에르가 그 자리를 잇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메니첼라 CEO가 회사를 떠나게 된 이유는 언급하지 않았다.
큐어백은 15일 성명을 내고, "현재 언론의 추측에 대한 언급을 자제할 것"이라며 "회사나 회사의 기술에 대한 주장들을 단호하게 부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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