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개헌위원회는 러시아 헙법개정안을 오는 4월 22일에 국민투표에 부치기로 했다. 러시아의 헌법은 동일인이 대통령을 2번 이상 연임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바꾸는 것이 개헌안의 골자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등에 따르면, 러시아의 헌법 개정을 위한 개헌위원회의 공동의장 파벨 크라세닌니토프는 이날 개헌위원회 회의 후 "푸틴 대통령이 오는 4월22일에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현재 두 번 이상 연임해서 대통령직을 맡을 수 없도록 러시아 헌법은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개헌은 푸틴이 2024년 현 임기가 끝난 뒤에도 계속 권력을 유지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달 푸틴이 개헌 검토를 꺼내들자 러시아 정계에서는 파장이 일어났고, 결국은 그의 오랜 정치 동료였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촐이 내각이 총 사퇴를 선언했다. 이후 개헌 준비는 급속도로 진행됐다.
20여년간 집권했던 소련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 이후 최장수 러시아 지도자인 푸틴 대통령은 과거 소련 붕괴를 '20세기 최대의 지정학적 재앙'이라고 한탄해 왔다. 그는 또 1917년 러시아 제국의 붕괴를 개탄하는 한편, 레닌이 민족적 노선을 따라 소련을 설계하고 공화국에 분리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소련 붕괴의 길을 열었다고 비난했었다.
그러던 푸틴이 헌법개정을 추진하는 것이다. 국민투표 날짜를 발표한 이날에도 개헌의 배경에 대해서는 아무 설명이 없는 실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개헌이 의회의 권한을 강화하고 민주주의를 보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난달 15일 국정연설에서 말했지만 동시에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푸틴은 러시아를 위해 대통령 권한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모스크바 로이터=뉴스핌]김근철 기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인근 노바오가료보 관저에서 자신이 추진하는 개헌 관련 워킹 그룹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02.13 kckim100@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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