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담당 직원 등 3명은 징역형 집행유예
법원 "다량·거액 미발급…죄질 좋지 않다"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선박 연료 공급 과정에서 세금계산서를 미발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SK해운과 SK에너지 법인이 1심에서 각각 수억원대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신민석 판사는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SK해운·SK에너지·SK B&T 서울영업소·켐오일인터내셔날(켐오일) 한국지사 법인들에 대한 재판을 열고 SK해운에 벌금 4억3000여만원, SK에너지에 벌금 9억9000여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아울러 이들 법인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SK해운 회계 담당 팀장 석모 씨와 SK에너지 글로벌마케팅 담당 팀장 전모 씨, 켐오일 계약 담당자 유모 씨에게는 각각 징역 8월~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yooksa@newspim.com |
신 판사는 "미발급된 세금계산서가 많고 거액"이라며 "해상유 거래를 한 것처럼 외관을 만드는 등 지능적·계획적 범행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석 씨 등은 회사 내에서 회계 업무를 담당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세금계산서 발행의무가 있음에도 이행하지 않아 미발급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임직원들이 직접적인 이익을 얻지 않았고, SK해운과 SK에너지가 부가가치세까지 면탈한 것은 아니다"라며 "당시 외항 선박 세금계산서 발급에 관해 명확한 세무 지침이나 관행이 없었던 점도 참작했다"며 양형사유를 밝혔다.
이날 SK B&T 서울영업소와 켐오일 한국지사는 "형사사건에서의 당사자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앞서 SK해운은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자회사인 SK B&T에 벙커링사업부 영업권을 양도하고 선박에 사용되는 연료인 '해상유'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SK에너지는 같은 기간 켐오일과 해상유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도 세금계산서를 미발행한 혐의를 받는다.
SK B&T와 켐오일도 이들과 각각 계약을 체결하고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과정에서 이들은 업계 거래 관행상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았고 회사가 얻은 경제적 이익도 없다며 무죄를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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