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기·김신·김종중 등 사장단도 조사
이재용 부회장 조사 불가피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삼성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부당 합병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 칼날이 정점을 향하면서 조만간 이재용(52) 삼성 부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수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 무렵부터 삼성전자 옛 미래전략실 실장을 지낸 최지성(69) 전 부회장을 소환조사 중이다. 최 전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 측근으로 '삼성 2인자'라 불리며 2012년부터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미전실을 5년간 이끌었다.
검찰은 특히 삼성그룹 최고위급 임원이었던 최 전 부회장 조사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돕기 위해 그룹 차원의 조직적 지원이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 부회장이 직접 이를 지시했거나 이 부회장과 관련 논의를 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이에 법조계와 재계 안팎에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그룹 2인자였던 최지성 전 부회장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뤄지면서 이 부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관련 임원들에 대한 조사가 여러 차례 진행된 만큼 사실상 남은 조사 대상자는 경영권 승계 당사자인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만 남겨두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의 배경에 당시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이 부회장의 승계 작업을 도운 정황이 있다고 의심하고 관련 수사를 벌여 왔다.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제일모직 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제일모직이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바이오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사건은 지난 2015년 삼성바이오가 지분 50%를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처리기준을 종속회사에서 관계사로 변경하면서 회사 가치를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건이다.
검찰은 또 삼성물산 주가를 고의로 떨어뜨리기 위해 2조원대 계약 체결 사실을 숨겼다고도 의심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2015년 2조원대 카타르 복합화력발전소 건설공사를 수주했으나 이같은 사실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결의 이후 공시됐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김신(63) 전 삼성물산 대표와 김종중(64) 전 미전실 전략팀장(사장)도 지난달 여러 차례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최 전 부회장이 소환된 날 장충기(66)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에 대한 소환조사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 20일과 29일에 이어 세 번째다.
이 부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는 최 전 부회장 조사 등이 마무리되는 수사 막바지에 이뤄질 전망이다.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이르면 이달 내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수사 이후 4년여 만에 다시 검찰에 출석할지 관심이 주목된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2015년 11월 13일 당시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꾸려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처음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또 2016년 1월 12일과 2월 13일에는 박영수 특별검사에 소환돼 장시간 조사를 받기도 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 국정농단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돼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파기환송 전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최 전 부회장과 장 전 사장은 당시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brlee1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