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투입 부재에 주력 차종은 경쟁 직면
자금난 '심각'...마힌드라·정부 지원이 관건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2020년은 쌍용자동차에게 더 험난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난으로 마땅한 신차계획도 없을 뿐더러 주력 차종이 막강한 신차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서다. 설상가상으로 일시적 생산 차질 우려까지 발생해 쌍용차의 새해 첫 발걸음이 무겁다.
3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의 지난해 누적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도 5.6% 감소한 13만5000대에 그쳤다. 내수는 그나마 전년 수준으로 선방했지만 수출이 20% 가까이 줄었다.
판매량 감소는 다른 완성차 업체에서도 나타나고 있지만 그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쌍용차는 올해 신차 출시 계획이 없다. 대부분 상품성 개선 모델로 한해를 꾸릴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쌍용자동차 2년간 영업적자 현황 2020.01.30 oneway@newspim.com |
장기간 겪은 자금난으로 신차 개발 여력이 부족해진 이유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노사가 뜻을 모아 고강도 자력 구제에 나서고 있지만 쌍용차는 11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자금 지원을 위해 모기업이 나섰지만 시간이 필요하다.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 16일 방한해 정부와 산업은행 관계자를 만나 쌍용차에 대한 투자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추가 대출과 기존 대출 만기 연장 등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한국지엠의 사례와 달리 산업은행은 쌍용차와 지분관계가 없어 지원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자금 지원이 여의치 않다면 세제 혜택이나 연구개발 지원이라도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어떤 방식으로 지원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신차 개발부터 출시까지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상황. 올해는 어떻게든 기존 차종으로 버텨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쌍용차를 이끌어왔던 티볼리, 렉스턴 등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이어 출시된 경쟁 차종으로 판매량이 감소세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쌍용차 티볼리 지난해 하반기 판매대수 2020.01.30 oneway@newspim.com |
티볼리는 지난해 7월 기아자동차 셀토스 출시 이후 내리막이다.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의 누적 판매대수는 약 3만5000대로 전년 누계 대비 약 20% 감소했다. 수출 대수도 36.5% 떨어졌다.
더군다나 티볼리의 경쟁 차종이 1분기부터 등장했다. 지난 16일 한국지엠이 출시한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는 호평 속 흥행중이고 오는 2월에는 르노삼성차의 야심작 'XM3'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들은 준중형 SUV 수요까지 흡수할 가능성이 충분한 체급에 가격대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 티볼리는 물론 쌍용차가 가장 최근 출시한 준중형 SUV '코란도'의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차종만으로는 올해 한계가 분명하다"면서 "올해 가성비와 성능을 갖춘 신차들 사이에서 버티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신차가 없다는 것은 치명적"이라고 진단했다.
최근에는 생산 차질 가능성도 생겼다.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쌍용차에 전선 제품을 공급하는 중국 공장이 내달 9일까지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재고가 부족한 쌍용차는 해당 부품을 수급하지 못 할 경우 '임시 휴업'에 들어가야 한다. 쌍용차 관계자는 "다른 대책을 강구중이지만 불가피할 경우 공장 가동을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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