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우한폐렴] 그림자 드리운 대림동 차이나타운…편견에 매출은 반토막

기사입력 : 2020년01월30일 13:47

최종수정 : 2020년01월30일 13:47

'우한폐렴' 공포 드리운 대림 차이나타운...시장 '썰렁'
"위생 최대한 신경 쓰지만...손님 발길 끊어져"
"바이러스도 무섭지만 편견과 악플에 속상해"
'제노포비아'에 매출도 60% 이상 급감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대림중앙시장에 위치한 한 생활용품점에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중년 여성이 들어왔다. 그는 가게 주인에게 "길 다니기 겁난다"는 인사를 전했다. 가게 주인은 계산대에 잠깐 벗어놓은 마스크를 다시 착용하는 것으로 여성을 맞이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폐렴) 공포가 중국인과 중국 동포 밀집지역인 일명 '대림 차이나타운'에 더욱 짙게 깔린 듯했다.

중국어가 크게 부각된 상점 간판들과 여기저기서 들리는 중국말은 대림 차이나타운의 익숙한 풍경이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로 길거리와 시장 주변은 썰렁하기만 했다.

일부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서도 손으로 마스크를 눌러가며 길을 걸었다. 비좁아 사람들 접촉이 많은 시장 골목은 더욱 한산했다. 시장이라면 으레 있을 커다란 흥정의 목소리도, 판매 물건을 배달하는 오토바이나 자동차 경적소리도 듣기 힘들었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위치한 대림중앙시장.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시장이 한산하다. 2020.01.30 hakjun@newspim.com

이곳에서 10년째 장사하고 있는 A(58) 씨는 당분간 가게를 닫을까 고민 중이었다. 자신도 언제든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주요 이유였다. 위생에 최대한 신경을 쓰고 있지만 끊어진 손님 발길을 되돌리기 힘들다는 판단도 고민에 몫을 보탰다.

A씨는 "중국 동포라도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중국인이 왔다고 하면 자연적으로 꺼려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대부분 상인들 모두 비슷한 걱정을 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어떻게든 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무서운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만은 아니다. 중국인과 중국 동포 모두가 바이러스 보균자인 것처럼 묘사하는 일부 인터넷 댓글들이 이들을 더욱 씁쓸하게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이후 온라인에는 혐오성 '악플'들이 넘쳐났다. 일부 네티즌은 "병 퍼트리려고 기를 쓰고 한국에 온 것 아닌가", "바퀴벌레가 따로 없다", "근본 기본이 부족한 중국" 등 댓글을 달았다.

A씨는 관련 악플들을 볼 때마다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1997년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가족 모두가 한국에 거주하고 있어 2002년 이후 중국을 방문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만 보자면 일반 시민들과 특별히 다를 건 없는 셈이다.

한국으로 귀화한 지 6년째인 시장 상인 B(58) 씨는 악플에 대해 "나도 중국 정부의 뒤늦은 대책에 불만이 있고,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안다"면서도 "동포에 대한 동정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씨는 웃으며 자신의 조부 고향이 경상북도 상주시라고 했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위치한 대림중앙시장 입구 2020.01.30 hakjun@newspim.com

지속된 불경기와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포, 중국 동포를 향한 혐오가 겹치면서 시장은 매출 급감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설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7일부터 손님 절반 가량이 시장 발길을 끊었다. 저녁 시간에는 가게를 찾는 사람이 거의 전무한 수준에 이르렀다. 상인들은 위생에 최대한 신경을 쓰고 있지만 이미 끊긴 손님들 발길은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시작이 중국 우한 화난 해산물 재래시장으로 추정되고 있는 만큼 음식을 판매하는 점포들이 가장 큰 피해를 봤다.

대림중앙시장 상인회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는 97개 점포가 있다. 이중 중국 국적을 가진 상인이 운영하는 점포는 22개다. 나머지 점포는 한국 국적을 취득한 중국 동포와 한국인이 운영한다.

육류를 비롯해 각종 밑반찬 등 음식을 판매하고 있는 C(45) 씨는 평소 매출의 60% 가량이 줄었다고 했다. B씨는 오히려 "설 당일을 피해간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음식점이 아닌 곳도 피해가 적지 않다. 대림중앙시장 점포 대부분이 중국인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어 중국인 출입국이 쉽지 않은 최근 매출은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잡화점을 운영하는 D(59) 씨는 "최소 평소 매출의 3분의 1은 줄었다"며 "아무래도 손님들이 사람들 있는 곳으로의 이동을 피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hakj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는 누구?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3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김 후보자는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중앙고, 동아대를 졸업해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정치정책학(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2025.06.23 sheep@newspim.com 김 후보자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2017년 정의당에 입당,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본부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부문 지지단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노동광장'에 공동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20번을 받았다. 현재 한국철도공사 기관사이자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인물"이라며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해 "합리적이다"라며 "민주노총이 그간 (사회적 대화 등) 제도권 밖에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제도권으로 들어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프로필 ▲1968년 부산 출생 ▲마산중앙고, 동아대, 성공회대 NGO대학원 정치정책학 석사 ▲정의당 노동본부장 ▲민주노총 위원장 ▲철도노조 위원장 ▲철도공사 기관사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sheep@newspim.com 2025-06-23 14:57
사진
안규백 64년 만에 문민 국방 후보자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초대 국방부 장관에 민간인 출신인 안규백(64)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의원을 인선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안 후보자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의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했다"면서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고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안 후보자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국방위원으로서 15년 간 의정활동을 했다. 그 누구보다 군과 국방안보를 잘 아는 인물로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명됐었다. 특히 안 후보자는 국회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위원장 중책까지 맡았다. 여야 의원들을 아우르며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특보단장 핵심 보직을 맡았다. 계엄 사태 주역인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면서 어수선한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군 전반을 개혁할 최적임자로 꼽힌다. 합리적인 성품에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다만 상식과 원칙을 중시하며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는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다. 아들 둘 모두 육군과 해병대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이재명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취임하면 1961년 현석호 장관 이후 64년 만에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된다.  한국 정치사의 격동기를 거쳐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장군 출신들이 독식했던 국방장관을 정치 안정기에 들어 사실상 민간인 출신의 진정한 '문민 국방장관'이 나올 수 있을지 초미 관심사다. ▲전북 고창(64) ▲광주 서석고 ▲성균관대 철학과 학사·무역대학원 무역학 석사 수료 ▲18·19·20·21·22대 국회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간사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kjw8619@newspim.com 2025-06-23 14:1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