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경품까지 쏟아졌던 지난해…올해는 단 3건에 불과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수신액도 넘쳐…"특판상품 팔 요인 없어"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민족 대명절 설을 맞아 은행의 예·적금 특판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지만 정작 가입할 만한 '상품'은 올해 자취를 감춘 모습이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며 투자할 곳을 잃은 돈이 은행으로 몰린 탓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예·적금 특판상품을 내놓은 은행은 우리·Sh수협·DGB대구은행 등 3곳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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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출시된 우리은행의 '우리고객님 고맙습니다 정기예금'은 출시 1주일도 안돼 한도가 소진됐다. 1조원 규모로 한도가 넉넉했지만 저금리 기조 속 '특판 상품'에 목이 말랐던 고객들이 몰린 탓이다. 해당 상품의 금리는 가입 기간 1년에 최고 연 1.9%, 2년에 최고 연 2%다.
DGB대구은행의 '세븐적금'과 Sh수협은행의 '골든리치 정기예금' 역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설 연휴만 해도 은행권의 특판상품 경쟁은 치열했다. 은행들은 수신상품 경쟁이 치열해지자 최대 3%가 넘는 고금리는 물론 경품까지 얹어주며 고객 유치에 나섰다.
대표적 상품은 우리은행의 '우리 120년 고객동행 정기예·적금' 상품으로 정기예금에 최고 연 2.6%, 정기적금에 최고 연 3.2% 금리를 제공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최고 연 2.4% 금리에 선착순으로 황금돼지 골드바를 제고하는 '황금드림 정기예금'을 출시했던 바 있다.
이처럼 치열했던 은행권 특판시장이 올해는 잠잠해진 이유는 뭘까. 시장에서는 '저금리 기조'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지난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7월과 10월에 걸쳐 두 번 인하했다. 국내 기준금리는 현재 역대 최저치인 1.25%다.
기준금리 인하는 수신금리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은행들로선 특판상품을 내놓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대출금리까지 떨어진 상황에 높은 수신금리를 유지할 경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며 '투자처'를 잃은 돈이 은행에 몰린 점도 영향을 끼쳤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1~11월) 중 은행권 수신액은 126조원 증가했다. 이는 2018년 같은 기간(1~11월·79조원)에 비해 약 47조원이나 증가한 규모다. 은행 입장에서는 굳이 특판상품을 내놓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전반적으로 특판 상품이 '기근'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며 "저금리 기조는 앞으로도 장기화될 것이 분명시 되는 점이 원인"이라고 전했다.
한편 주요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올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한 차례 더 인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올해 역시 지속될 것으로 분명시 되는 만큼 은행권의 특판상품은 당분간 '가뭄' 상태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