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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끊긴 눈썰매·스케이트장…때아닌 겨울비에 '울상'

기사입력 : 2020년01월09일 14:02

최종수정 : 2020년01월09일 14:03

역대급 겨울비 그친 8일 이용객 발길 뜸해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겨울비가 부슬부슬 내린 지난 8일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도봉구 눈꽃축제 눈썰매장.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슬로프에 가득 보여야 할 아이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아직 개장을 하지 않은 듯했다.

"지금 정상 운영하고 있는데 세 팀 정도밖에 오지 않았어요." 입구에서 안전요원에게 개장 여부를 묻자 들려온 답변이다.

안쪽으로 들어서니 아이들을 위해 마련된 놀이기구와 빙어체험 부스 등도 모두 멈춰있는 상태였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지난 8일 오전 서울 도봉구 눈꽃축제 눈썰매장에서 안전요원들이 정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0.01.08 iamkym@newspim.com

슬로프 옆에서는 안전요원 15명가량이 삽과 양동이로 물을 퍼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까지 갑작스런 겨울비가 이어지며 이동통로 곳곳에 큼지막한 물웅덩이가 생겼기 때문이다. 전날에는 폭우로 개장조차 하지 못했다. 실제로 이동을 위해 발을 디딜 때 마다 물이 신발 밑창 밑창 위까지 차올랐다. 

슬로프에는 아이 2명만이 분주히 눈썰매를 타고 있었다. 아이들은 이용객이 많아 줄을 서거나 부딪히는 불편함이 없어 더욱 즐거운 표정이었다. 위, 아래 각각 배치된 안전요원들의 시선도 두 아이에게만 집중된 모습이었다.

9살 딸과 7살 아들을 데리고 왔다는 노모(45·여) 씨는 "아침까지 날씨를 확인했고 혹시 몰라 30분 더 늦게 왔는데 개장해 다행"이라며 "그런데 너무 사람이 없어 다시 휴장될까봐 불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현장 관계자들은 이날 뿐만 아니라 올 겨울 눈썰매장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상당 부분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례적인 겨울비는 물론, 이상고온현상에 눈도 보기 힘든 날씨를 원인으로 꼽았다. 예년에 비해 이용객이 1/3 수준에 그친다고 전했다.

현장 관계자는 "평소 이 시간대면 200여명의 이용객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10명도 오지 않았다"며 "날도 춥고 눈도 와서 겨울 분위기가 좀 나야 하는데 비까지 오다보니 시민들의 발길이 뜸하다"라고 토로했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지난 8일 정오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스케이트장에서 시민들이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 2020.01.08 iamkym@newspim.com

같은 날 정오 서울광장 스케이트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스케이트장 한편에 마련된 강습장에만 학생들이 붐볐을 뿐, 일반 스케이트장에는 이용객이 20여명 남짓이었다. 겨울철 아이들의 필수 놀이장소로 자리매김한 곳이라고는 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 곳도 갑작스런 겨울비로 전날 휴장했다. 겨울비 때문에 스케이트장이 문을 닫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11살, 9살 딸이 스케이트 타는 모습을 지켜보던 이모(39·여) 씨는 "어제 비가 많이 와서 여러모로 걱정했는데 다행히 얼음은 잘 관리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아이들은 따뜻한 날씨에 붐비지 않는 스케이트장이 마냥 반가운 모습이었다. 조예한(11) 양은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더 재밌게 탈 수 있다"며 웃어보였다.

현장 관계자는 "어제 비 때문에 휴장했고 오늘은 2시간 일찍부터 현장 시설을 점검했다"며 "평소 이 시간대 300여명 정도 이용객이 있는데 오늘은 100명도 안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시청 관계자는 "이날 오전까지 비 예보가 있어서 시민들이 많이 찾아오지 못했다"며 "전날 겨울비로 휴장했지만 아직 미세먼지로 인해 운영하지 못한 적이 없고 스케이트장 규모도 예년보다 커져서 그런지 전체 이용객은 조금 늘었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이날 오전 4시까지 서울 지역 누적 강수량은 56.2mm다. 특히 7일에는 46.3mm라는 기록적인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는 관측 이래 역대 1월 상순(1~10일) 일 강수량 최고기록이다.

 

iamky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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