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이 자신의 체포·기소에 일본 정부 관계자가 관여했다며 8일 기자회견에서 실명을 밝히겠다고 했다.
미국 폭스뉴스는 6일(현지시각) 레바논에 있는 곤 전 회장을 직접 취재했다고 밝혔다. 곤 전 회장은 취재에서 도쿄지검 특수부의 체포·기소는 자신을 닛산 회장에서 실각시키기 위한 사내 쿠데타이며 증거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이 "닛산과 르노의 경영통합을 진행시키려 했기 때문이 나를 없애려했다"고 주장했다.
곤 전 회장은 "체포·기소된 배경에는 일본 정부 관계자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8일 기자회견에서 몇명의 실명을 밝히겠다"고 했다. 곤 전 회장은 오는 8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곤 전 회장은 일본을 비밀리에 빠져나온 이유에 대해선 "아내와 만나는 걸 허락해주지 않았다"며 "일본에서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왼쪽)과 부인 캐롤 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같은 보도내용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7일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보도내용에 대해 관방장관 입장에서 논평하는 건 삼가겠다"면서도 "우리나라(일본)는 법치국가이기 때문에 법과 증거에 근거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로서는 레바논을 포함한 관계국의 외교당국과 다양한 기회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며 "레바논 정부에 대해선 곤 전 회장이 불법적으로 우리나라를 출국해 레바논에 도착한 건 유감이라고 전달하며 사실관계 규명을 포함해 필요한 협력을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스가 관방장관은 "이 사안이 발생한 뒤 법무상을 중심으로 관계성청이 하나가 돼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는 일이 없도록 검사 등을 포함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郎) 부총리 겸 재무상도 이날 기자단과 만나 "사실관계는 현재도 파악 중이지만 적어도 카를로스 곤이라고 하는 보석 중인 사람이 어떤 부정항 행위로 일본에서 외국으로 나갔다는 점만큼은 진실"이라고 말했다.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은 2010~2017년 간 유가증권보고서에서 자신의 보수 중 91억엔을 기재하지 않았다는 축소 신고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 오만의 지인에게 낫산 자회사 자금을 부정 송금했다는 특별배임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여권을 모두 변호인에게 맡길 것 △해외 출국 금지 등의 조건부 보석으로 풀려나 도쿄에서 거주하고 있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은 지난 29일 밤터키에서 개인용 제트기를 타고 레바논에 입국했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