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O 환경규제 강화로 친환경 LNG선 발주 증가 기대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지난해 수주 목표 달성에 실패한 국내 조선 3사가 새해 경영 목표 수립에 한창 부심하고 있다.
올해 실적 만회를 위한 카드는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친환경 선박 수주에 달려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로 이들 선박의 발주 증가가 예상돼서다. 특히 10조원이 넘는 카타르, 사우디 등 중동발 대형 LNG선 발주 프로젝트에 기대를 걸고 있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그룹 매출 목표를 46조6000억원로 세웠다. 수주 목표는 지난해와 같은 159억달러 규모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사진=현대중공업] 2020.01.03 tack@newspim.com |
권오갑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그룹 전체 매출 46조 6600억원의 경영계획을 수립했다"며 "경영상황은 쉽지 않겠지만, 각 사업별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경쟁력 제고의 기틀을 마련해 가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올해 주요 매출와 수주 목표를 세우는데 고심하고 있다. 지난 연말 미·중 무역분쟁 완화 움직임에 따라 그동안 주저하던 선주들이 하나 둘 발주에 나서고 있는 점은 그나마 업계로선 긍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조선 '빅 3'는 모두 수주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미중 무역분쟁 확대 등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선박 발주가 전년 보다 40% 정도 줄었다. 3사 모두 지난해 목표 수주량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특히 현대중공업에 세밑 수주가 몰리며 목표 수주량을 70% 이상은 달성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누적 135척, 120억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연간 수주목표량인 159억달러의 76%를 기록했다. 컨테이너선 22척, 유조선 65척, 벌크선 4척, LNG선 23척, LPG선 17척, 기타 3척, 특수선 1척 등이다.
대우조선해양은 LNG운반선 10척, 초대형원유운반선 10척, 초대형컨테이너선 11척, 초대형LPG운반선 2척, 잠수함 5척(창정비 1척 포함), 해양플랜트 1기 등 총 33척을 수주했다. 작년 목표(83억7000만 달러)의 약 82% 수준이다.
삼성중공업은 작년 총 71억달러를 수주하며 목표치(78억달러) 대비 91%를 달성했다.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13척, 컨테이너선 6척, 원유운반선 16척, 석유화학제품운반선 2척, 특수선 1척,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1기 등 총 39척이다.
올해는 IMO의 강화된 황산화물 규제가 시행되면서 국내 조선사들이 실적 반등의 기회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선사들이 황산화물 규제를 맞추려면 선박 연료를 저유황 연료로 사용하거나 탈황장치(스크러버)를 장착하거나, LNG 등 친환경 연료 선박을 운용해야 한다.
당장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올해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30~40척 발주를 준비하고 있다. 40척 발주 규모만 80억달러(9조5000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향후 옵션 물량과 노후 선박 교체 물량까지 포함하면 최대 100척에 달하는 발주 '잭팟'이 터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엔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선주들이 눈치를 보거나 발주를 주저하는 흐름이 이어졌다"며 "올해 역시 전망이 불투명하긴 하지만 친환경선이나 카타르 LNG 프로젝트 등 작년보다 기대할 만한 요인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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