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러시아 외무장관이 22일(현지시각) 미국이 한국이나 일본에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에 대해 신 전략핵무기삭감조약(New START·뉴스타트) 연장을 재촉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러시아 TV방송에서 미국의 중거리핵전력(INF)조약 탈퇴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이나 일본에 미사일이 배치된다면 "러시아 우랄지역까지 (미사일이) 도달하게 된다"며 "러시아 영토 대부분이 표적이 된다"고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INF조약은 1987년 미국과 러시아(구 소련)가 맺었던 것으로, 사거리 500~5500㎞의 중거리 지상발사형 탄도·순항미사일을 폐기하고 추가로 개발·생산·배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러시아가 INF 조약을 지속적으로 위반한다며 지난 8월 해당 조약을 탈퇴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 1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의 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협의했다고 밝혔지만, 러시아 국경 인근에 중거리 미사일이 배치된다는 우려를 해소하진 못했다는 인식을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19일 연례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일본 간 중거리 미사일 배치 문제를 두고 "러시아는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쿠릴열도에) 미국의 새로운 공격 시스템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어디에 있냐"고 우려한 바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뉴스타트 조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해당 조약을 연장한다면 러시아가 개발한 2개의 최신무기를 뉴스타트의 감시 하에 두고 사찰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뉴스타트는 지난 2010년 미국과 러시아가 체결한 조약으로 오는 2021년 만료된다. INF조약이 실효된 현재 뉴스타트 조약은 양국 간에 남은 유일한 핵 군축 조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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