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자 사우디아라비아가 홍해를 경유하는 원유 수출을 늘리고 있다. 에너지 공급 불안이 높아지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필요한 수송 능력에는 미치지 못해 수요를 충분히 충족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유럽 시장조사회사 크플러(Kpler)에 따르면 사우디는 서부 얀부 항에서의 원유 선적을 늘리고 있다. 3월 1~4일 사이 하루 약 250만 배럴 속도로 원유가 선적됐으며 "이 같은 속도가 계속된다면 사상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해상 교통의 요충지다. 중동 걸프 국가들이 석유와 천연가스를 수송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길목이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경고하며 사실상 봉쇄 상태로 만들었다.
사우디의 주요 유전은 동부 페르시아만 연안에 집중돼 있다. 원유는 생산지와 가까운 동부 라스타누라 항 등에서 선적돼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해외로 공급된다.
라스타누라에서는 2일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 아람코의 정유 시설에서 드론을 요격하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뿐 아니라 페르시아만 연안에서는 석유 인프라 자체가 공격 위협에 노출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사우디가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동서를 잇는 약 1200㎞ 길이의 파이프라인이다. 동부에서 생산된 원유를 파이프라인으로 서부까지 보내 얀부 항에서 선적함으로써 페르시아만이나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해외로 원유를 공급할 수 있다.
다만 이 우회 경로로는 필요한 석유 수요를 모두 충족하기 어렵다. 크플러는 5일 보고서에서 얀부 항의 원유 선적 능력을 하루 약 430만~450만 배럴로 추산했다. 하루 약 650만 배럴 규모로 알려진 라스타누라 항에는 미치지 못한다.
또한 홍해에서는 친이란 성향의 예멘 무장 조직 후티 반군의 활동도 활발하다.
2023년 10월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투가 시작된 이후 후티가 홍해를 항해하는 선박을 공격하거나 나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해운 회사들이 홍해 항로를 우회하는 사태도 벌어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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