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요즘 대세로 떠오른 펭수가 정책 홍보에도 앞장서고 있다. 외교부와 보건복지부는 펭수를 통해 한·아세안 정상회담과 국민건강정책 홍보 영상을 제작해 대중의 관심을 모았다.
EBS 연습생 펭수는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를 통해 구독자 141만명을 확보한 스타다. 광고계와 방송계에서 러브콜이 쇄도한다. EBS 소속이지만 KBS와 MBC, SBS에 이어 종편까지 방송사를 넘나들며 사랑 받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보건복지부 1일 장관된 펭수 [사진=자이언트펭TV캡처] 2019.12.20 89hklee@newspim.com |
지난 15일 '오늘은 내가 대빵'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영상은 '1일 보건복지부 장관이 된 펭수'를 콘셉트로 복지부 정책을 소개한다. 공개 이틀 만에 조회수 127만을 돌파했고 23일 기준 댓글이 6000개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다. 눈치 보지 않고 할 말 다하는 펭수가 영상에서도 빛을 발했다. 보건복지부 차관, 대변인, 감사관, 과장이 참석한 회의에서 고위공무원들의 직함을 부르는 대신 별명을 짓기로 하고 차관, 대변인, 과장을 참치, 스트롱맨, 오리 등으로 소개하며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은 소통 의 의미와 중요성을 보여줬다.
게시물에 달린 댓글을 보면 신선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흔한 정부기관 정책 홍보일줄 알았는데 오리, 참치, 제비, 스트롱맨이라니. 심지어 차관(1급 공무원)도 즐긴다"며 접근하기 쉬운 정책 홍보 영상이라는 칭찬도 따라왔다. "좋은 취지의 콘텐츠다. 이번 기회로 장관, 차관, 고위공무원도 국민에 다가가고 소통하는 참된 공무원이 되길 바란다. 펭수가 애국한다"는 글도 올라왔다. "요즘 환경오염도 심각하잖아. 펭수가 환경부 대빵도 해서 비닐, 플라스틱 규제정책 좀 추진해주면 안될까"란 제안도 나왔다.
정부는 정책을 실현하고 이를 국민에 알릴 책임이 있다. 하지만 딱딱하기만한 정부와 공기관의 홍보 방식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은 지난 문체위 국정감사에서 문체부 산하 일부 공공기관들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들여 동영상을 제작하고 유튜브 채널에 공유하고 있지만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보건복지부 1일 장관된 펭수가 보건복지부 직원들과 보건소를 방문했다. [사징=자이언트펭TV캡처]2019.12.20 89hklee@newspim.com |
김 의원이 문체부 산하 10개 공공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유튜브 운영 및 동영상 예산 현황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6일 올린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대고려 스팟영상' 제작에 880만원 등 2390만원을 썼으나 대중의 관심은 없었다. 지난 10월 기준 조회수는 13에 불과했다.
최근 문체부는 외래 관광객 2000만 시대를 앞두고 지역 관광 활성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여행지 바가지 요금 문제와 관련해 캠페인을 도입할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한류 콘텐츠를 통한 국내 관광 홍보도 준비 중이다. 뿐만 아니라 도쿄올림픽과 관련한 이슈에 대해서도 국민에 알려야할 정책이 쌓여있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대학교 한국예술학과 교수는 정부의 '소프트 프로모션' 정책 홍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교수는 "대중에 친숙한 캐릭터를 활용해 정책을 홍보하는 것은 어려운 정책을 쉽게 설명하고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박양우 문체부 장관도 '국민이 모르는 정책은 정책이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만 아는 정책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체부 소속기관 및 공공기관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 [자료=국회의원 김수민 의원실] 2019.12.20 89hklee@newspim.com |
이어 "국가는 정책을 홍보해야 하는 역할이 있다. 정책 홍보에는 매개 수단을 통해 쉬운 언어로 전달하는 방법도 있다. 펭수와 정부의 협업은 소프트 프로모션인데, 그동안 시도하지 않은 것으로 정책 홍보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캐릭터 활용을 통한 정책 홍보에서 주의해야할 점은 있다. 이동연 교수는 "친숙한 캐릭터를 활용한 정책 홍보는 콘텐츠 발굴에도 의미가 있다. 다만 주의해야할 것은 저작권 문제다. 패러디를 하더라도 저작권 문제를 살펴보고 시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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