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동계올림픽 유치 계기로 스키 종목 인기
일본·한국·유럽 스키 시장 침체, 중국 스키 인구 급증
[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겨울을 맞아 중국에서도 동계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2015년 동계올림픽 신청을 계기로 중국에서 스키 종목의 인기가 높아졌고, 스키 시장과 산업 규모도 매년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스키 산업의 성장이 둔화하고 있지만, 중국의 스키 시장은 고속 성장기에 진입했다. 스키 산업과 시장에서도 중국 시장과 중국인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스위스 로랑 바나 컨설턴트(Laurent Vanat Consultant)가 발표한 '2019 전 세계 스키 시장 보고'에 따르면, 2018년 중국의 스키 인구가 2000만 명을 돌파했다. 중국에서 올해 초 발표된 '2018 중국 스키 시장 발전 백서'도 중국 스키 인구가 연인원 2113만 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스키 인구가 세 번째로 많은 국가가 됐다. 아시아에서 스키 인구가 가장 많았던 일본은 중국에 밀려 4위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중국 전체 인구 가운데 스키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매우 적은 수준이어서 향후 스키 산업의 잠재 성장성이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중국 스키 시장 규모는 4506억위안(약 74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3.3% 증가했다. 2013~2018년 중국의 스키 시장은 연간 평균 30.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체육총국의 계획에 따르면, 2020년 중국 스키 산업 규모는 6000억위안, 2015년에는 1조위안을 돌파할 전망이다.
2018년 기준 중국 스키장 수는 742개로 집계됐다. 2017년보다 39개가 늘었다. 2022년에는 1000개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스키 문화 보급과 관련 시장 성장은 2000년 이후 본격화됐다. 2015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유치 신청을 계기로 스키에 관심을 갖는 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스키 산업 성장세가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스키 산업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 스키 시장이 그나마 호황을 유지하고 있지만, 유럽 시장도 둔화세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과 한국은 스키 인구 감소가 뚜렷하다. '2019 전 세계 스키 시장 보고'는 한국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에도 스키 산업 활성화 효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일본 스키 산업도 성장이 정체되긴 마찬가지다. 사실상 전 세계에서 중국에서만 스키 인구와 관련 시장이 고속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중국 스키 인구를 지역과 성별, 나이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도 흥미롭다. 호텔 관광 온라인 예약 서비스 전문 앱 메이퇀(美團)의 집계에 따르면, 2018년 중국 스키 관광객 가운데 베이징·시안·선양·톈진 등 출신자가 많았다. 대체로 겨울이 추운 북쪽 지역이다. 반면 경제 수준은 높지만 겨울 날씨가 비교적 온화한 선전, 상하이, 칭다오 등 지역 출신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다. 전체 스키 인구 가운데 남성이 64.33%를 차지했다. 연령대로 보면 20~30대 젊은 계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 연령대 스키 인구의 비중은 전체의 40.95%에 달했다.
스키장 이용자의 대부분은 초급 코스를 이용했다. 스키 인구가 늘어나고 있지만 대부문 초급 수준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전체 스키 인구 가운데 고급 수준은 22%에 불과하다. 초급 스키어의 비중이 44.67%로 가장 높다.
중국 국내 스키장은 주로 헤이룽장, 산둥, 허베이 등 겨울이 추운 북방 지역에 집중돼있다. 상하이 등 상대적으로 남쪽에 위치한 대도시 주변에는 실내 스키장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스키 인구가 빠르게 늘고는 있지만 중국 스키 인프라와 서비스 품질 수준은 낮은 편으로 조사됐다. 스키장을 처음 찾은 소비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 지나치게 많은 이용자로 인한 불편 △ 스키 슬로프 관리 및 질서 부족으로 인한 위험 등으로 스키 경험이 만족스럽지 않았다고 밝혔다.
스키 종목에 대한 관심 증가와 국내 스키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해외로 스키 여행에 나서는 중국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일본이 가장 인기 있는 스키 여행 목적지로 조사됐다. 전체 스키 해외 여행자의 65%가 일본을 찾았다. 그밖에 유럽과 미주의 유명 스키 리조트를 방문하는 중국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베이징, 톈진, 상하이 지역 중국인들이 스키를 타기 위해 해외여행에 나서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