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이 합의한 1단계 무역협상에는 중국이 합의 내용을 위반할 경우 미국이 일방적으로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대중 매파로 통하는 나바로 국장은 15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1단계 합의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90일 안에 중국이 합의를 위반하면 미국이 일방적으로 보복할 수 있는 이행 장치"라고 말했다.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이행 장치가 있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는 매우 강력한 합의"라며 "중국이 약속한 대로 2000억달러의 미국 제품을 구입하는지 두고 보겠다"고 밝혔다.
나바로 국장은 미국이 여전히 37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이는 우리의 기술을 지키는 방어 수단이자 중국이 협상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보험 장치"라고 설명했다.
앞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또한 15일 CBS '페이스더네이션'에 출연해 "이번 합의에는 실제로 이행 장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합의를 이행하는 모든 절차는 미국이 아니라 중국에서 누가 결정을 내리느냐에 달려 있다"며 "(중국 내) 강경파와 온건파는 매우 다른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은 온건파가 결정을 내리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가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두 개의 매우 다른 시스템을 통합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미국의) 모든 대응은 중국의 조치에 비례하는 것이 될 것"이라며 경고성 발언을 남겼다.
지난 13일 미중 양국은 중국이 농산물을 포함해 미국산 제품 수입을 확대하는 한편 미국은 당초 계획했던 대중 관세를 보류하고 일부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낮추는 내용의 1단계 무역협상에 합의했다.
구체적으로 중국은 향후 2년 간 농업·제조·에너지·서비스 등 4개 분야에서 약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물품을 구매하기로 했다. 특히 농산물은 같은 기간 320억달러를 추가 구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중국의 연간 미국산 농산물 수입 규모를 400억달러로 맞춘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 15일 예정됐던 1560억달러 어치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15%의 관세 계획을 보류하고 지난 9월 1일 부과된 약 1200억달러 규모 수입품에 대한 15%의 관세율은 7.5%로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