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북한에 억류됐다가 송환된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독일 베를린 북한대사관 부지에 있는 호스텔 폐쇄를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와 어머니 신디 웜비어는 지난 25일(현지시각) 경기도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독일 일간 빌트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프레드와 신디는 북한이 호스텔 부지 임대로 한 달에 최대 4만5000유로(약 5800만 원) 수익을 올린다면서 "이는 독재자 김정은에게 도움을 주는 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호스텔에서 돈을 버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베를린 외에도 북한 정권이 돈을 벌지 못하도록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를린 주재 북한대사관 부지에는 독일 현지 업체가 운영하는 '시티 호스텔'이란 이름의 숙박업소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004년 이후 독일 현지 업체가 북한대사관 사무실로 사용되던 건물을 임차해 영업을 시작했는데, 북한대사관은 유엔(UN) 대북제재에 발맞춘 독일 정부 요구로 지난해 2월 호스텔 운영업체와의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고 퇴거를 통보했다. 하지만 이 업체는 북한대사관이 필요한 법정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면서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웜비어 부모는 앞서 지난 22일 서울에서도 기자회견을 하고 "우리의 임무는 북한이 책임을 지도록 전 세계에 있는 북한의 자산을 찾아 확보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2015년 북한을 방문했다가 억류된 뒤 귀국했지만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진=로이터 뉴스핌] |
프레드는 또 "저곳(북한)에서의 삶은 마치 사형 선고를 받는 것과 같으며, 이 나라는 강제수용소"라고 비난했다. 그는 "오토는 희생자이며, 독재자 김정은도 그의 이름을 알 것이다. 북한 전체가 언젠가는 오토의 이름과 그에게 벌어진 일을 알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김정은과 협상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면서 비판적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김정은은 우리 아들을 살해하고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하는데도 (미국과의) 대화에 초대받고 있다"면서 "전 세계가 합심해서 이 독재자에 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웜비어는 버지니아대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16년 1월 북한 관광 도중 북한 선전물을 훔친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뒤 2017년 6월 혼수상태로 석방됐지만 심각한 뇌손상으로 인해 엿새만에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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