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다음달 3일과 4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미국-아세안(ASEAN) 정상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하는 미국 대표단의 지위를 격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미국-아세안 정상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에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특사로 파견한다고 밝혔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관련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2년 연속 미국-아세안 정상회의에 불참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은 2017년 한 번이다. 동아시아정상회의에는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작년 관련 회의에 참석했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이번에는 불참한다. 미국의 외교 총책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대표단 명단에 오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참은 민주당의 탄핵 조사 등에 따른 정국 혼란으로 예견됐던 바지만, 대표단의 지위가 격화된 점은 아시아 국가들에 실망스러운 결정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로이터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아시아 파트너들을 실망시킬 수 밖에 없는 조치"라며 "미국 대표단 지위는 일본, 인도, 중국 인사보다 낮다"고 평가했다. 동아시아정상회의에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뿐 아니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리커창 중국 총리 등이 참석할 계획이다.
이런 미국의 행보를 두고 모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국방부 전략 보고서를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을 "미국의 미래를 위한 가장 중요한 단일 지역"이라고 규정했음에도 관련 회의에 참석하는 대표단 지위를 격하하는 등 스스로 해당 지역에서 입지를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에이미 시어라이트 선임 고문은 중국, 인도, 일본, 아세안 10개국 정상을 한 자리로 모으는 아시아정상회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위한 최고의 전략적 대화포럼이 됐다며 하지만 대통령과 부통령 등의 부재로 전략적 파트너로서 미국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논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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