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결정을 하루 앞두고 나온 미국의 10월 소비자신뢰지수가 6월 이후 최저치를 찍자 월가에서는 연준의 금리결정 보다는 향후 경기 진단 내용에 대해 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30일 오후 2시 성명을 내고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연설을 한다.
당일 금리인하는 이미 투자자들이 기정사실화해 시장에 선반영된 상태다. 이후 추가금리 인하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연준의 경제진단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어 월가 투자자들은 당일 금리인하보다는 여기에 더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경기 진단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내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본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소비자신뢰지수 예상치 밑돌아...GDP 성장율 둔화 전망
29일 컨퍼런스보드(CB)가 발표한 10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25.9로 월가가 예상한 128을 하회했다. 지난 6월 124.3을 찍은 이후 최저치다.
소비자들은 당장의 경기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봤지만 단기 미래에 대해 덜 낙관적이었다. 현재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보여주는 경기판단지수는 전월 170.6에서 172.3으로 상승했다. 6개월 이후 전망을 보여주는 경기기대지수는 96.8에서 94.9로 하락했다.
린 프랑코 CB 선임 책임자는 성명에서 "소비자들은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좋게 보고 있으나 경기 및 일자리 전망에 대한 우려로 미래에 대한 기대가 다소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무디스의 라이언 스위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불황에 접어들었을 때 신뢰지수가 떨어지곤 했다고 전하는 한편, "지수가 110까지 내려와야 경기 후퇴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비가 미 경제의 70%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여전히 상황이 좋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3분기 소비 지출은 지난 분기 대비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2분기 소비지출은 4.6% 크게 증가했지만 3분기에는 2.5~3%로 증가폭이 축소될 것이라고 봤다. 이를 바탕으로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6%로 둔화한다고 예측했다.
◆월가, 파월 연설에 촉각..."명확한 메시지 필요"
월가에서는 연준이 이번 금리 인하를 끝으로 추가적 인하를 보류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따라서 연준의 성명서와 파월 의장의 연설을 통해 이에 대한 힌트를 얻으리라는 기대가 크다. 파월 의장은 미 동부시간을 기준으로 30일 오후 2시에 성명서를 발표하고, 30분 뒤 연설에 나선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연준이 경기 지표가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을 꺼릴 수 있다고 분석하며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존 힐 BMO 수석전략가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중단한다고 말하지도 않겠지만 시장이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 기대하지 않도록 이끌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암허스트 피어폰트 증권의 스테판 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시장을 취약하다고 진단하고 금리 인하 중단을 시사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잠시 보류할 것이라고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연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FOMC를 일주일 앞둔 시점인 지난 24일 트위터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 (경기를) 부양시키지 않으면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연준의 금리인하에도 불만을 표해왔다. 지난달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1bp=0.01%p) 내렸을 때도 파월 의장과 연준이 실패했다고 혹평했다.
현재 연준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의 유도 목표범위는 1.75~2.00%다. 연준은 이번 FOMC 회의 이후 기준 금리를 25bp 낮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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