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총리' 이낙연, 대선주자의 명과 암
합리적 성품에 국정 장악력, 문재인 정부 후계 역할
조직 없고 당 지지층 빈약...대선 출마 쉽지 않을 듯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역대 최장수 국무총리 기록을 세운 이낙연 국무총리는 향후에도 대선주자 1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이낙연 총리가 28일로 '최장수 국무총리' 타이틀을 달았다. 2017년 5월 31일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임기를 시작한 이 총리는 이날 '재임 881일(2년 4개월 27일)'을 맞아 직전 최장수 총리인 김황식 전 총리(2010년 10월 1일~2013년 2월 26일, 880일)의 기록을 깼다.
이 총리는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주자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총리는 동아일보 기자와 4선 국회의원, 전라남도 도지사를 역임한 경륜있는 인물로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품과 뛰어난 정무감각, 국정 장악력 등을 인정받고 있다. 이 총리는 그러나 부족한 조직력과 확실한 지지층이 부족하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받는다.
이낙연 국무총리 [뉴스핌 DB] |
◆ 주목받는 이낙연, 본인 능력과 잇따른 여권주자 낙마로 결집
이 총리가 최장수 총리로, 차기 대선주자 순위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선 합리적인 성품과 국회 대정부 질문 등에서 보여준 국정 장악력을 꼽았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대학원 공공거버넌스연구소 연구원은 "국회 답변 과정에서 보여준 온화하고 합리적인 모습들이 현재 그렇지 못한 정치 지도자들과 대비돼 이익을 보고 있다"면서 "여기에 날카로운 정무감각 등도 이 총리가 주목받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박상병 인제대학교 정책대학원 교수는 이 총리의 경쟁력으로 원만한 국정운영능력, 안희정·조국 등 여권 대선주자의 잇따른 탈락으로 인한 반사적인 결집 효과를 꼽았다.
박 교수는 "이낙연 총리가 국무총리를 하면서 보여줬던 언행과 정치력은 여야를 막론하고 신중하고 겸손하면서도 원칙있는 모습이었다"며 "4선 국회의원 출신으로서 정무감각을 두루 갖춘 모습이 진보·보수 진영을 떠나 광범위한 호감을 얻는 원동력"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또 "아직 나쁘지 않은 문재인 정부의 후광이 이낙연 총리에게 가고 있다. 여권 대선주자들이 낙마하고 있어 이낙연 총리에게로 힘이 결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당에 대안이 마땅치 않은 것도 이유"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스핌]이낙연 국무총리는 28일로 역대 최장수 총리로 기록됐다. [사진=청와대] photo@newspim.com |
◆ 문재인 정부 최장수 총리, 文 정부 흔들리면 책임론 한계
그러나 이 총리가 아직 2년 반이나 남은 대선 레이스에서 승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분석도 많다. 문재인 정부 최장수 총리로 현 정부가 흔들릴 경우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논리다. 또 호남 출신으로 지역 구도상 불리한 측면도 있다.
박 교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문재인 대통령의 승리 원인이 부산·경남의 지지를 얻었기 때문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며 "부산·경남 출신일 경우 후보만 괜찮으면 어렵지 않게 승리할 수 있지만 호남 출신이면 지역주의 싸움으로 대선구도가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막판에 흔들릴 가능성도 적지 않은데, 이 경우 동반 책임론에 휩싸일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채 연구원은 "이낙연 총리는 합리적이고, 중도층에서 소구하는 리더십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여권의 경선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선 레이스에서는 보다 선명한 비전을 가진 인사가 주목받기 쉽다. 이 총리가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창원=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는 현재 대선주자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kilroy023@newspim.com |
◆ 전문가 "문재인 정부 성공 필요, 당 간판으로 총선 뛰어야"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 총리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나서야 한다는 주문도 적지 않다.
박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 인기가 좋으면 여권의 대선주자는 압도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특히 "이 총리가 내년 4월 총선 때 이해찬 대표를 도와 당의 간판으로 선거를 잘 치뤄낸다면 그 이후 여권 안팎에서 자연스럽게 부동의 대선주자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 연구원은 "자신의 개혁 비전을 지지층에게 보다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현재는 국무총리의 신분이어서 쉽지는 않지만, 대선 레이스에 들어가면 현 정권의 핵심 지지층을 어떻게 우호세력으로 껴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