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주한미군 사령관 "미국만이 북핵 능력 대응 가능"
"기존 전작권 전환, 재래식 전략만 고려 현실성 의문"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미국의 전직 관리들이 사실상 북한이 핵보유국이 된 상황에서 한미 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사안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놔 주목된다.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버월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과의 전쟁은 재래식 무기와 핵이 동시에 동원될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재래식 전략만을 고려한) 기존의 전작권 전환 개념은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다"고 했다.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벨 전 사령관은 "한미 양국 중 미국만이 북한의 핵 위협 능력에 대응할 수 있는 핵무기와 핵무기 운반 체계를 갖고 있다"며 "미국 군사지휘부만이 전시 작전 시나리오에 대한 준비와 시행을 위해 이러한 핵 역량을 효과적으로 통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윌러스 그렉슨 전 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벨 전 사령관의 의견은 "타당한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전작권을 전환하기 전에 '한미연합 억지노력' 유지 방법과 양국 간 적절한 의사소통 방식 마련 등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 매우 많다"고 말했다.
메리 베스 롱 전 미 국방부 차관보는 "전작권 전환에는 북한의 핵무기 뿐 아니라 급속한 미사일 능력 진전도 고려돼야 한다"며 "기존의 전작권 전환 계획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의 급속한 확장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평택=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6월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험프리스 기지에서 유엔사·주한미군사령부 본청을 개관하고 취재진에게 공개하고 있다. |
한편 전작권 전환은 한미연합사령부가 행사하도록 돼 있는 전작권을 한국군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한미 양국은 2009년 한미안보협의(SCM)에서 2012년에 전작권 전환을 하기로 합의했지만, 2014년 이른바 '3대 조건'이 충족될 경우에 이를 추진하기로 했다.
3대 조건은 △한미 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 구비 △국지도발과 전면전 시 초기 단계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국군의 필수 대응 능력 구비 △안정적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내 역내 안보환경 등이다.
이후에도 한미 양국은 전작권 전환시기를 2015년 12월로 연기했다가 2017년에는 따로 시기를 명시하지 않고 향후 전환 여부를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한미는 지난 8월 연합지휘소훈련을 진행하며 한국군의 전작권 행사 능력을 평가하는 기본운용능력(IOC) 검증을 진행했다.
이후 완전운용능력(FOC)과 마지막 단계인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이 차례로 이어질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남은 과정을 2021년까지 마무리 하면, 문재인 정부의 임기인 2022년 5월까지 전작권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