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매출, 동업계 3대사 합친 것 보다 많아
M&A와 공격적인 마케팅 통해 급성장
2025년 매출액 1000억 위안 돌파 목표
[서울=뉴스핌] 김은주 기자 = 중국 최대 스포츠 용품 브랜드인 안타(安踏, ANTA)가 홍콩증시 상장 이래 시가총액 2000억 홍콩달러(약 30조원)를 기록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안타의 주가는 지난 14일 4.42%나 치솟으면서 시가총액이 2043억 5300만 홍콩달러를 기록했다.
안타의 주가 상승세는 실적 호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동기 대비 40.3% 증가한 148억 1000만 위안(약 2조 4732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중국 4대 스포츠용품 브랜드인 △리닝(62억 5500만 위안) △361°(33억 5700만 위안) △터부(32억 6700만 위안)의 매출액을 합친 금액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지난해엔 처음으로 총 매출 200억 위안을 돌파해 홍콩 상장 이래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안타스포츠 [사진=바이두] |
1991년 푸젠(福建)성 작은 어촌인 진장(晉江)에서 신발공장으로 출발한 안타는 2011년 업계 1위이던 리닝을 따돌리고 줄곧 중국 최대 스포츠용품 기업으로 군림하고 있다. 현재 나이키, 아디다스와 함께 글로벌 3대 스포츠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 업계에선 브랜드 다각화와 공격적인 마케팅, 끊임없는 연구개발(R&D) 등이 전략이 먹힌 것으로 분석한다.
안타는 먼저 브랜드 다각화로 기업 외형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지난 2009년 3억 2500만 위안(약 542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스포츠브랜드 휠라(FILA)의 중국 판권을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수많은 글로벌 브랜드의 중국 내 브랜드 운영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말엔 371억 위안에(약 6조원) 유럽 최대 스포츠 용품 업체 중 하나인 아머스포츠(Amer Sports)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안타는 △전문 스포츠브랜드(안타, 안타키즈, 스프란디) △패션 스포츠브랜드(휠라, 휠라키즈, 휠라패션, 킹카우) △아웃도어브랜드(데상트, 코오롱스포츠)라는 세가지 축으로 이뤄진 거대 스포츠그룹 제국을 구축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산하 브랜드를 포함해 안타가 운영 중인 매장이 1만 2000개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도 펼쳤다. 올림픽 후원과 운동 선수 기용이 대표적인 예다.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중국 국가대표 선수단의 공식 스폰서로 활약하며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 때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사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만 하더라도 안타는 아디다스와 리닝에 밀려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당시 베이징 올림픽 공식 스폰서는 독일 스포츠업체 아디다스였고, 개막식 중국 체조영웅 리닝의 ‘공중 부양’ 성화 점화 장면 생중계로 동명의 중국 스포츠 브랜드 리닝이 상당한 홍보 효과를 누렸다.
중국 시장에서 스포츠모델 기용이 생소하던 1999년 안타는 80만 위안(약 1억원)을 들여 애틀란타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쿵링후이(孔令輝)를 모델로 삼았다. 당시 안타의 한 해 매출이 3000만 위안, 영업이익이 400만 위안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과감한 투자였던 것이다. 이후 NBA(미국 프로농구) 농구 스타들을 모델도 기용해 글로벌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나갔다.
안타 운동복을 입은 중국 국가대표 선수들 [사진=바이두] |
연구개발(R&D)에도 주력했다. 2005년 3000만 위안(약 50억원)을 투자해 중국 최초로 스포츠과학연구소를 설립했다. 스포츠용품 시장 침체기였던 2012~2015년에도 꾸준하게 매출액 대비 R&D 비용를 늘려왔다.
이제 안타의 새로운 목표는 세계 시장에 있다. 안타는 오는 2025년까지 매출액 1000억 위안(약 17조원)을 돌파해 글로벌 경쟁 상대들을 따라잡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지난해 나이키, 아디다스가 각각 매출액 2449억 위안과 1644억 위안을 기록한 것을 보면 안타가 갈 길이 먼 것도 현실이다.
중국 스포츠 인구가 2025년이면 5억 명을 돌파하고, 스포츠산업 시장 규모는 5조 위안(약 834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안타의 잠재력은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unjoo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