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미국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에 대한 하원 투표를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5일(현지시간) 의회 전문매체 더 힐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이날 의회에서 기자들에게 "투표는 필요조건이 아니다. 그렇기에 현시점에서 우리는 투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민주당 지도부가 일부 의원들과 연달아 회동한 뒤 나온 것이다. 2주간의 휴회 기간을 거친 민주당 지도부는 대통령 탄핵 조사가 당 내부에서 어느 정도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가늠하기 위해 일부 의원들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민주당 보좌관들은 더힐에 절차는 여전히 유동적이며, 펠로시 의장이 결정을 번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탄핵 조사 투표는 향후 언제든지 실시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는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촉발됐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전화 통화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과 그의 아들 헌터 바이든을 수사해달라고 압박한 의혹을 가리킨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사 외압 의혹이 수면 위로 올라오자, 펠로시 하원의장은 지난달 24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공식적으로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표결 절차를 거치지 않고 탄핵 조사를 강행할 경우 백악관과 공화당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팻 치폴론 백악관 법률고문은 표결을 거치지 않은 탄핵 조사는 "헌법적으로 무효"라며 미국 역사상 하원이 과반수 동의를 얻지 않고 대통령 탄핵 조사를 개시한 적이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이날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우크라 스캔들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 모두 이날 하원의 소환장에 불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19.10.15.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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