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그리스 레스보스섬 소재 모리아 난민캠프에서 29일(현지시간) 화재가 발생해 최소 2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난민들이 소방당국의 대응이 늦어졌다며 소란을 일으키자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했다.
AFP에 따르면 현지 매체인 아테나통신은 경찰관계자를 인용해 여성 1명과 어린이 1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여성의 시신은 섬 내 일반 병원으로 옮겨졌고 아이의 시신은 당국으로 인계됐다.
29일(현지시간)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위치한 모리아 난민캠프에서 화재가 발생해 컨테이너가 타고 있다. 2019.09.29. [사진=로이터 뉴스핌] |
경찰은 성명을 통해 20분 간격으로 난민촌 외부와 내부에 두 차례 화재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불길은 난민들이 집으로 사용하는 6~7개의 컨테이너로 옮겨붙었다.
난민들은 정부의 늑장대응에 반발했고 경찰은 이를 진압하기 위해 최루탄을 발사했다. 또 정부는 군용기 C-130을 띄워 경찰을 추가 파견했다. 난민들은 소방대 도착이 지연돼 피해자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폭동은 이날 오후 11시쯤이 되어 잠잠해졌다.
모리아 캠프에는 현재 과밀 상태이다. 수용 가능 인원은 3000명인데 실제로는 1만3000명이 거주하고 있다.
그리스는 지난 2015년부터 터키를 통해 입국하는 이주민 7만여명을 받아들였다. 터키는 2016년 유럽연합(EU)과 터키 내 이주민의 유럽행을 차단하는 조건으로 60억유로(약 7조8900억원)를 받는 협정을 맺었다. 이후 터키는 그리스 5개 섬으로의 출국을 제한했으나 최근 몇 달간 그리스 입국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과밀수용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난민법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지 제라페트리티스 국무장관은 스카이TV를 통해 "30일 국무회의에서 시민보호당국이 제안한 난민법 초안을 논의할 것"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 지역에 난민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지면 난민들을 인도적 조건을 갖춘 곳으로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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