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구글이 유럽에서 ‘잊힐 권리’를 둘러싼 프랑스 정부와의 법정 싸움에 승리했다고 로이터통신과 BBC 등 외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연합(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 이날 온라인 상에서 잊힐 권리가 EU 국경 밖에서도 적용될 필요는 없다고 판결해 구글의 손을 들어줬다.
구글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ECJ는 “현재 EU 법에 따르면, 정보 주체로부터 링크 해제(de-referencing) 요청을 받아 이를 승인한 검색엔진 운영업체가 검색엔진의 모든 버전에서 링크 해제를 수행하게 강제할 의무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EU 법은 모든 EU 회원국 내에서 구동되는 검색엔진 버전에서는 링크 해제를 수행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사용자가 잊힐 권리를 주장하며 개인 정보가 포함된 콘텐츠의 삭제를 요청했을 때 유럽 내에서 구동되는 검색엔진에서만 해당 링크가 검색되지 않도록 제거하면 된다는 의미다.
ECJ는 이미 2014년에 EU 내에서는 사용자가 구글 검색 결과 삭제를 요구해 잊힐 권리를 행사할 권리가 있다고 인정했다.
이후 구글과 프랑스 정부 간 법정 싸움은 2015년 프랑스 정보보호기관인 정보자유국가위원회(CNIL)가 개인 정보가 담긴 링크를 삭제하도록 하는 ‘잊힐 권리’가 EU 외 지역의 검색엔진에도 적용될 것을 명령하면서 시작됐다.
구글이 이에 응하지 않자 프랑스 당국은 10만유로의 벌금을 부과했고, 구글은 이에 반발해 ECJ에 소송을 제기했다.
구글은 잊힐 권리를 전 세계 검색엔진에 적용하면 인권 유린 등을 은폐하려는 독재 정권이 남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러한 주장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위키미디어 재단, 미국 언론 자유를 위한 기자위원회 등이 지원했다.
이번 판결은 EU의 규제가 EU 국경을 넘어서도 적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표현의 자유와 정당한 공공의 이익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잊힐 권리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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