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유아 사망률 한국의 6배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북한의 보건의료환경이 유엔기구의 공식 발표보다 더욱 열악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4일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북한인권정보센터(NKDB)는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503명을 대상으로 북한 내 보건의료환경 실태를 조사해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는 의사와 간호사, 약사 등 보건의료분야에서 일했던 탈북자 9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면접 내용도 반영됐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지난해 9월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시내로 향하는 거리에 김일성(왼쪽)과 김정일의 초상이 보이고 있다. 2018.09.18 |
조사에 따르면 출산 경험이 있는 탈북 여성이 낳았던 신생아 548명 가운데 의료지원을 받고 태어난 아이는 65%인 358명에 불과했다. 이는 유엔 기구인 지속가능개발목표(SDG)가 북한 내에서 숙련된 보건의료인력 참여 하에 이뤄진 출산 비율이 전체의 100%에 가깝다고 발표한 것과 확연이 다르다.
유엔기구 발표에는 인구 1만명당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력 수는 북한이 한국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되는 등 북한에 무상의료체계가 잘 정착된 것으로 표현됐으나 이는 현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NKDB 측은 1990년대에 북한 내 의료체계가 무너지면서 대부분의 병원이 환자에게 비용을 부담시키고 있고, 진료에 사용되는 의료기기나 용품도 주민들에게 전가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산을 전후 병원으로 이동할 때도 구급차량이 아닌 도보나 손수레를 이용했다는 탈북자 증언도 다수 나왔다.
NKDB 측은 유엔기구 발표와 탈북자 조사 결과 간 차이는 조사 지역의 차이에서 나왔다고 분석했다. 유엔기구 공식 통계는 평양 등을 중심으로 조사된 반면 이번 NKDB 조사는 대상자 85%가 함경도와 양강도 등 접경지역 출신이기 때문이다.
한편 유엔이 최근 발표한 ‘2019 어린이 사망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에서 5살 미만 어린이 1000명당 18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북한의 5살 미만 어린이 사망률은 전세계 평균인 1000명당 39명의 절반 수준이지만 한국의 영유아 사망률인 1000명당 3명과 비교하면 6배나 높다.
이번 유엔 보고서는 유엔아동기금(UNICEF)과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은행, 유엔 인구국이 공동 작성했다.
heog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