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KDB생명 매각에 올인한 산은 "지금이 매각 적기"
연내 우협대상자 선정 후, 내년 3월 주식매매계약 체결 추진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산업은행이 '애물단지' KDB생명의 네 번째 매각 작업을 본격화한다. 지난해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경영 정상화 발판을 마련한 지금이 '매각 적기'라는 판단이다. 매각가에 따라 KDB생명 경영진에게 '최대 45억원'의 파격 인센티브까지 내거는 등 이동걸 산은 회장의 연내 매각 의지가 강하다.
KDB생명. [사진=KDB생명] |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르면 30일 KDB생명 매각 공고를 내고 연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26~27일 내부 회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라며 "이르면 30일, 늦어도 10월초엔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며, 연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해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산은이 '3전 4기' KDB생명 매각을 다시금 서두르는 데는 이 회장의 강한 '매각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그간 '연내 혹은 내년 3월'을 매각시한으로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그는 "연내 매각이 바람직하다"며 강한 의지를 피력해왔다.
KDB생명 역시 이번 4차 매각 시도의 성공을 독려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이사회를 열고 매각 성공시 사장과 수석부사장에게 최대 45억원의 '파격적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산은은 우선 연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공을 들이겠다는 방침이다. 이후 내년 3월까지 주식매매계약(STA)을 체결하고 KDB생명을 품에서 떠나 보내겠다는 복안이다.
산은 관계자는 "시간이 다소 촉박한 것이 사실이나 무엇보다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후 목표로 한 내년 3월까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을 고려중"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부진을 면치 못하던 KDB생명의 경영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매각을 서두르는 이유다. 어느 정도 체질개선을 이뤄낸 만큼 올해가 '몸값을 높여' 받을 수 있는 적기인 셈. KDB생명은 지난해 6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7년 말 108.48%에 불과했던 지급여력(RBC) 비율 역시 산은의 유증과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말 기준 215%로 높였다.
다만 산은의 희망대로 원만한 매각을 위해선 '가격'이라는 높은 산을 넘어야 한다. 앞선 세 차례 매각이 무산됐던 이유도 가격 때문이다.
산은이 그간 KDB생명에 투입한 자금은 1조원을 넘는다. 이에 최소 인수 당시 가격인 6000억원+@를 기대하는 상황. 하지만 KDB생명의 순자산이 1조원에 불과해 생명보험사들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를 곱하면 실제 가치는 5000억원에 그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연내 매각'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표한 만큼 산은이 이번 4차 매각에서 가격 협상의 여지를 크게 넓힐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이 회장 역시 "손해를 보더라도 이번에는 반드시 매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매각가는 10월 중순 쯤 나올 계리실사 등을 통해 종합해 판단할 것"이라고 귀뜸했다.
산은은 보험계리 분야의 글로벌 1위 회사인 밀리언에 보험계리 실사를 구해둔 상태다. 보험계리 실사는 보험사 매각을 위한 필수 요인 중 하나다. 보험사가 체결해 놓은 소비자와의 보험계약이 가진 내재 가치를 평가, 회사의 적정 매각가치를 산정하는 절차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