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C 개선 위해 기발행한 사채 이자비용, 당기순익 1/3 넘어
대규모 설계사 조직 축소로 영업기반 약화…추가 발행에 이자 부담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KDB생명이 건전성(지급여력비율) 유지를 위해 차입한 회사채로 인한 금융비용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설계사 조직을 대폭 줄이면서 약화된 영업기반 탓에 금융비용 증가가 부실 탈출은 물론 매각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료=KDB생명] |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이 올해 상반기 지급한 영구채와 후순위채권에 지급한 이자 비용은 모두 119억원 규모다. 이는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335억원)의 35.2%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년 상반기(57억 원)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 같은 이자 부담은 앞으로 더 확대될 여지가 높다. KDB생명은 지난해 초 이사회에서 내년까지 자체적으로 5000억원의 보완자본을 확충하겠다고 계획했다. 보완자본은 후순위채권 또는 영구채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지난해 9월 2200억원, 올해 7월 99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즉 지난해 이후 지금까지 약 3200억원의 보완자본을 발행한 것.
적정한 자본 건전성 확보를 위해선 순이익 누적을 나타내는 이익잉여금이 늘면서 자본총계가 함께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현 상황에선 금융비용 증가가 부담이 되고 있다. 순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했기 때문.
올해 상반기 기준 KDB생명의 부채 적정성 평가(LAT) 대비 잉여금 비율은 지난해 상반기(12.69%)와 비교해 8%포인트 이상 떨어진 4.21%. 생보업계 평균(14%)에도 한참 못 미친다.
과거 대규모로 설계사 조직을 축소하면서 약해진 영업기반도 수익구조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수익구조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경영상황이 악화시 언제든 RBC가 대폭 떨어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 올 상반기 KDB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81%로 전년 동기(3.15%) 대비 0.34%포인트 떨어졌다. 총자산수익률(ROA·0.34%), 자기자본수익률(ROE·6.44%)은 같은 기간 각각 0.09%포인트, 4.72%포인트 하락했다.
때문에 업계 안팎에선 KDB생명이 부실 탈출은커녕 매각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2022년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대규모 자본 확충에도 불구하고 건전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현재 KDB생명은 2016년 세 번째 매각에 실패한 후 매물로 나와 있다. 경영진에 최대 45억원의 인센티브를 내 걸 정도로 매각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영업기반이 약해지면서 향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순이익은 예전보다 늘었지만 이는 설계사 인력을 대폭 줄인 영향으로, 건실한 성장으로 보긴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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