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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자의 IN서울] 절망으로 내몰린 노숙인, ‘폭염’보다 두려운 ‘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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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거리노숙인, 생수 한통으로 폭염 견뎌
서울시, 주거지원 등 대책 마련에도 빈곤해소 어려움
자활 프로그램 및 지역사회 포용 시스템 구축해야
노숙인 향한 편견 견고, 무차별 ‘혐오’ 지양해야

[편집자주] 대한민국의 ‘심장’ 서울. 서울시는 이제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대도시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는 인구 1000만을 위한 수많은 주택·경제·교통·환경·복지·안전·문화·행정 정책들이 숨쉬고 있습니다. 뉴스핌이 [IN서울]로 그 정책들을 향해 한발 더 다가섭니다. 생생한 현장과 심도있는 진단으로 서울시 정책의 민낯을 전달합니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오후 3시 45분. 서울역 노숙인 거리상담, 이른바 ‘아웃리치’를 시작한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었습니다. 온도는 32도. 하지만 도로와 인도에서 솟구쳐오른 열기 때문에 체감온도는 40도를 넘는 기분이었습니다. 숨이 턱턱 막히는, 그 달궈진 광장 한가운데 지쳐 쓰러진 노숙인 몇몇이 모여 있었습니다.

센터 안쪽에서 쉴 것을 권했지만, 돌아오는 건 힘없는 거부. 박상병 희망지원센터 현장지원팀장은 “본인들이 도움을 거부하면 우리들도 더 이상 방법이 없다”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주변 시민들은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이들을 피해갔습니다. 폭염이 한창이던 지난 14일 서울역의 모습입니다.

지구 온난화와 기상이변이 속출하면서 이제 여름철 더위는 단순한 온도가 아닌 생존과 직결하는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폭염’은 ‘재난’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8.5일이었던 폭염일수는 2018년 31.5일로 증가했고 열대야일수 역시 같은기간 15.9일에서 17.7일로 늘었습니다. 역대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지난해 일사병, 탈진 등 온열질환자만 4368명. 그중 45명은 목숨까지 잃었습니다.

폭염은 쪽방촌이나 노숙인 등 열악한 환경에 노출된 취약계층에게는 더욱 치명적인 생존문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들의 고통은 집계에 반영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서울로 7017’에서 내려다본 서울역 광장의 모습. 그늘이 드리워진 광장 끝쪽에 노숙인들이 모여있다. 서울역 희망지원센터는 200~250여명에 달하는 거리노숙인들에게 응급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9. 08. 14. peterbreak22@newspim.com

이에 서울시는 올해 처음으로 취약계층을 위한 2억5000만원 규모의 폭염예산을 편성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습니다. 주거가 일정하지 않은 노숙인 특성상 제대로 된 지원이 쉽지않기 때문입니다. 주거지원의 경우 예산과 형평성이라는 문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는 요즘, 노숙인들의 처한 상황은 매우 심각합니다. 서울시 노숙인 지원 대책의 현장을 살펴보기 위해 서울역 ‘희망지원센터’를 찾았습니다.

◆숨막히는 폭염, 노숙인들의 생명을 지키는 생수와 관심 

서울역 광장 한켠에 자리잡은 희망지원센터는 서울특별시립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에서 2011년 12월 개소한 노숙인 현장지원전문시설입니다. 서울시 사업위탁을 받아 대한성공회에서 운영하며 약 15명의 사회복지 전문가들이 거리상담(아웃리치), 응급구호, 일시보호시설 연계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7~9월 여름철에는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서울역사와 광장, 서부역 부근, 서울역 지하도, 서소문공원, 회현역과 용산역, 잠실지역 등을 순찰하며 노숙인들에게 생수를 지원하고 위급상황도 점검합니다.

10년 넘게 서울역을 지키고 있는 박상병 희망지원센터 현장지원팀장은 “서울역과 영등포역에 주로 모이는 거리선생님(거리노숙인)은 가장 열악하고 생존과 직결된 상황에 놓여있다. 여름철에는 생수를 지원하고 더운 곳에 쓰러져 있는 분들을 그늘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필요한 경우 응급의료지원을 하고 심각하면 병원으로 옮기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팀장과 함께 서울역 아웃리치를 동행한 날도 폭염은 여전했습니다. 날씨가 조금 흐려 햇빛을 가렸지만 오후 3시 기온은 32도를 육박했습니다. 인도와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열기 때문에 5분도 지나지않아 땀이 등을 적셨습니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거리노숙인 현장지원을 총괄하고 있는 박상병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 산하 희망지원센터 현장팀장. 2019. 08. 14. peterbreak22@newspim.com

무더운 날이었지만, 서울역과 인근지역에서 거리노숙인은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대여섯명은 거리 구석에 힘없이 누워 더위를 견디고 있었습니다. 생수 한 병이 없다면 자칫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박 팀장은 “서울역 지역에만 200~250명 정도의 거리선생님이 있다. 가장 큰 어려움은 거리 생활이 만성화된 분들이 많아 적극적인 지원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삶에 대한 의욕과 동기부여가 없어 쉽게 알콜중독 등에 빠진다. 본인들이 거부하면 어떤 도움도 주기 어렵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습니다.

◆대책 마련 나섰지만...주거지원 등 지원확대 '절실'

오후 3시부터 시작한 한시간 여의 아웃리치 동안 200통의 생수는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용산지역까지 거리지원을 나갈 경우 한시간 반 이상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아웃리치에는 센터 소속 복지사 뿐 아니라 한때 노숙인이었지만 지금은 사회 복귀 절차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체감온도가 40도 가까이 육박하는 상황에서 생수 한 병은 거리노숙인들에게는 ‘생명수’와 다름 없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들의 사회복귀를 위해서는 보다 근복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주거지원을 통한 자립환경 구축과 지역사회와의 연계 프로그램 마련 등이 대표적입니다.

서울시 역시 이런 정책 필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이에 올해 216호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매년 200호씩, 총 816호의 지원주택을 노숙인과 장애인 등에게 공급한다는 계획을 수립, 실행중입니다. 다만 예산문제와 저소득층과의 형평성 문제 등으로 전폭적인 지원을 어려운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이들의 자립을 뒷받침할 ‘일자리’ 마련이 쉽지 않습니다. 교육수준이 낮고 건강도 좋지 않은 노숙인들이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에 대한 편견과 혐오입니다. 게으르고 무능하며 인생을 포기한 사람들에게 쓸데없는 지원을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은 사회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술먹고 싸움만하는 노숙인들 지원할 돈 있으면 OO이나 해달라’는 문장. 저 빈칸을 채우는 단어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서울역 희망지원센터 내부정경. 이곳에서는 정신건강상담, 현장지원, 위기대응콜 및 각종 응급대응과 지역연계프로그램 등 노숙인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9. 08. 14. peterbreak22@newspim.com

◆폭염보다 두려운 편견과 혐오, 사회적 '포용' 필요할 때

센터와의 논의 끝에, 이번 아웃리치 동행에서는 거리노숙인들의 사진을 찍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다수의 노숙인들은 자존감이 매우 낮기 때문에 자신의 초라한 모습이 기록으로 남는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설명에 따른 결정이었습니다.

사진촬영을 허락하는 노숙인 중에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적나라한 모습을 남기는 일에 동의했다는 사실을 자책하며 괴로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특히 최근 1인 미디어가 넘쳐나면서 노숙인들의 무단으로 촬영, 방송하는 문제도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구독자와 광고를 위해 노숙인에 대한 혐오로 가득찬 방송을 죄책감 없이 남발하는 사람이 많아지며 이들에 대한 편견도 견고해지고 있습니다.

노숙인들이 사회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도움이 가장 필요합니다. 거리노숙인의 대부분이 가족관계가 무너진 경우가 많아, 동기부여가 될 또 다른 ‘커뮤니티’가 절대적이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노숙인을 ‘기피’의 대상으로 취급하는 상황입니다.

서울시가 마련한 정책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노숙인 외에도 많은 취약계층이 있는 만큼, 이들에게 재원을 집중할수도 없습니다. 대안은 우리 사회가 노숙인을 능동적으로 포용하는 것이지만 그 길은 결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박 팀장은 말합니다. 노숙인은 우리 사회가 가진 구조적 ‘빈곤’의 한 형태일 뿐이라고. 노숙인을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하려는 행태에 대한 지적입니다. 생수 한통으로 폭염을 버틴 노숙인들. 하지만 그들을 절망으로 내모는 ‘혐오’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peterbreak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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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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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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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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