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에필로그]'마약' 4개월 추적한 마약중독자의 고백 '뒷이야기'

기사입력 : 2019년08월15일 07:00

최종수정 : 2019년08월15일 07:00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취재기자 방담] 기존 시각 벗어난 새로운 시도 돋보여
"마약 예방 위한 인프라 부족하고 현실에 맞지 않는 법·제도 문제"
"모든 사람은 예비중독자라는 사실 알아야 사회서 마약 추방 가능"

[편집자주] 대한민국은 마약 안전지대인가? 아닙니다. 마약 청정지역이 아니라는 사실이 최근 증명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한 해 마약사범만 1만2000명, 많게는 1만6000명이 검거되고 있는 마약 오염국입니다. 최근 재벌가를 비롯해 연예인들의 마약투약 사실이 줄줄이 적발되면서 모방범죄도 우려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문제는 마약의 위험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독증상’이라는 추상적인 부작용만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모르고 있는 마약의 실상과 위험은 무엇일까? 뉴스핌은 마약중독자와 그 가족의 삶을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그들이 직접 쓴 수기를 입수해 연중기획으로 보도합니다. 건강한 삶과 가정을 마약이 어떻게 파괴하는지, 마약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4개월 동안 이어진 [마약중독자의 고백] 시리즈가 60편으로 마무리됐다. 마약중독자를 단순히 악마화하는 기존 시각에서 벗어나 이들을 이해하려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특히 마약을 과학적으로 보도해 한국 사회에 경각심을 일으켰다는 평가도 있었다. 기획기사에 미처 담지 못한 얘기를 방담으로 풀어봤다.

(방담=오승주 사회부장, 임성봉 윤혜원기자)

▲오승주 사회부장(이하 오): 취재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윤혜원(이하 윤): 마약이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약중독자의 수기를 보면 이들이 마약을 접한 시기와 장소, 동기 등이 무척 다양합니다. 마약을 손에 넣는 통로가 그만큼 멀지 않은 곳에, 구석구석 포진하고 있다는 얘기겠죠. 마약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높아진 만큼 하루빨리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취재를 하면서 절실히 느낀 것 중 하나는 관련 인프라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인력과 시설도 턱없이 모자라고 이를 위한 법과 제도도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았습니다. 마약이 빠르게 확산하는 현실과 정반대입니다. 마약 문제는 여론과 정부의 관심을 잠깐 받고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가 사건이 터지면 다시 떠오르기를 반복해왔습니다. 이제는 더이상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고 우리 사회의 역량을 적극 투자하는 문제로서 다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임성봉(이하 임): 저는 취재 자체가 무척 어려웠다는 생각부터 떠오르네요. 워낙 폐쇄적인 주제다 보니 한 발을 내딛는 일이 무척 어렵고 고된 작업의 연속이었습니다. 관련 전문가를 찾는 일부터 섭외까지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습니다. 한 단체로부터 받은 마약중독자의 수기를 하나씩 읽어보는 작업마저도 끔찍이 힘들었던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반면 황당하고 재밌는 기억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을 인터뷰하러 가면 꼭 듣는 얘기가 있었는데 “기자님, 혹시 마약 하는 거 아니죠?”라는 질문입니다. 1~2명이면 모를까 거의 모든 취재원이 같은 말을 하니 죽을 맛이었습니다. 오죽하면 경찰서를 찾아가 마약 검사를 받고, 그 결과를 들고 다니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친분이 있는 경찰관들도 “임 기자, 마약 검사 한 번 받아야지?”라며 농담을 던지고는 했습니다. 동료들 사이에서는 “기획기사 마지막 편은 취재팀이 직접 마약을 해보는 거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왔습니다. 물론 맹세하건대 저희는 결코 마약에 손대지 않았습니다.

▲오: 마약중독자 수기 중에서 유독 기억에 남는 사연을 꼽는다면요?

▲윤: 29편 <마약에 빠진 신학생...“신이 있다면”>입니다. 지극히 평범하고 심지어 이른바 ‘모범적인’ 삶을 살아온 사람도 마약을 한 번 접하면 헤어 나오기 어렵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사연자는 학창 시절 성적도 우수하고 친구들 사이에서 신망도 두터운 ‘엄친아’였습니다. 하지만 친구의 권유로 호기심에 시작한 마약에 중독되면서 학교를 자퇴하고 조직폭력배에 들어가 폭력과 마약에 찌들어 삽니다. 단약을 결심하며 신학생이 돼서도, 취업해서도 결국 마약을 마다할 수 없어 다시 찾았고요. 최근 직업과 계층, 부와 명예를 떠나 누구든 마약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는데 이런 현실이 이 사연에 함축적으로 담겨 있지 않았나 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이었든 어떤 배경을 가졌든, 마약은 발 들인 이후에는 기존의 ‘나’로서 살아가기 무척 힘들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임: 저도 비슷한 느낌을 받은 수기 중, 다섯 번이나 구속되고, 수감 중 병으로 막내아들을 잃은 남성의 사연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번 기획기사의 1편이었는데, 마약중독자로서 겪는 고통이 가장 잘 표현된 수기였습니다. 이 남성의 사연을 기사로 옮기면서 가슴이 참 먹먹했습니다. 무엇보다 우여곡절 끝에 남성이 단약(마약을 끊는 일)에 들어갔지만, 과거 마약 투약 사실이 들통나 구속되는 것으로 수기가 마무리돼 더 안타까웠습니다. 또 남성이 구속되던 날은 군에 간 아들이 100일 휴가를 나오는 날이었다는 점에서 뒷맛이 개운하지 않았습니다. 주변에서 이 기사를 읽고 “구속되고, 아내를 잃고, 아들을 잃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수기의 주인공이 왜 마약을 못 끊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마약이란 그럼에도 끊지 못할 정도로 지독한 것’입니다. 기사를 쓰는 내내 “내가 같은 상황이었다면 유혹을 뿌리칠 수 있었을까?” 되뇌었지만, 저라고 다른 선택을 하지는 못했을 것 같습니다.

▲오: 마약은 세계 공통적인 문제지만, 한국 사회만이 갖는 특징도 있었나요?

▲윤: 필로폰의 영향력이 가히 지배적이라는 점입니다. 현재 전 세계에는 코카인이나 헤로인, 대마, 신종마약 등 다양한 마약류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가지각색의 마약류가 국경을 넘나들 수 있는 상황에서도 필로폰은 한국에서 자신의 입지를 굳건히 유지 중입니다. 저도 취재하면서 알게 됐지만, 여기에는 필로폰이 한국에서 이어온 나름대로의 유구한 역사가 반영돼 있었습니다. 이 역사는 전후 한국이 일본의 필로폰 생산기지로 동원됐던 시절부터 최근 동남아산 필로폰 생산과 중국계 범죄조직의 국내 밀반입 등 여러 국내외 여건이 겹친 오늘날에 이르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은 물론 마약 중독 치료·재활 시설도 필로폰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임: 다른 국가와 비교해 마약에 지나치게 무지하다는 점을 꼽고 싶습니다. 한국 사회는 마약, 도박, 성(性)에 대해 논의하는 것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마약은 가장 천시하는 대상이었습니다. 정부 역시 검거 말고는 이렇다 할 마약 퇴치 정책을 시행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는 ‘마약사범 1만명 시대’입니다. 또 우리가 마약 청정국이라는 헛된 환상에 취해있는 동안 한국은 국제마약범죄조직의 표적이 됐습니다. 국내에 밀반입된 필로폰 대부분이 태국산, 중국산, 북한산입니다. 우리 사회가 마약에 무지했던 탓에 이제는 누구도 마약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 됐습니다. 다른 특징으로는 중독자에게 치료·재활의 길이 지나치게 좁다는 점입니다. 마약에 무지한 것과 비슷한 맥락인데, 우리 사회는 ‘중독=질병’이라는 인식이 부족하다 보니 중독자 감소정책이 모두 실패했습니다. 중독자는 처벌을 받아도 마약을 끊지 못합니다. 극히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면 자력으로 마약을 끊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오: 시리즈 중 인터뷰 기사도 많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인터뷰이는 누구인가요?

▲윤: 김은미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독성학과장입니다. 국과수는 김 과장은 마약 감정 전문가로서 세계 최초로 프로포폴을 모발에서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았던 인물입니다. 하지만 김 과장의 전문성은 제대로 발휘될 수 없는 실정입니다. 고질적인 인력 부족으로 당장 들이닥치는 마약 감정 의뢰를 처리하기도 바쁘기 때문이죠. 최근 신종마약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마약에 대한 연구와 신기술 개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마약 문제 해결을 위해 관련 분야에서 활약하는 인재들이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그러려면 이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겠죠. 하지만 전국 연구소를 통틀어 국과수의 마약 분석 인력은 15명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마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이 절실하다고 느낀 대목 중 하나입니다.

▲임: 한 명을 딱 꼽기는 어렵지만, 굳이 가리자면 국립부곡병원 장옥진 의료부장과의 인터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서울에서 대구를 거쳐 창녕까지 내려가 진행한 인터뷰였는데, 중독 치료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병원 치료와 관련해 중독자 사이에서 잘못 알려진 사실들을 바로잡을 수 있어 더 의미가 컸습니다. 가령, 병원에 입원하면 담당 의사가 환자를 수사기관에 신고한다거나, 한 번 입원하면 자발적으로 퇴소할 수 없다 등의 오해들이었습니다. 물론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중독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관심이 적은 소재였지만, 중독자에게는 국립부곡병원에 대한 정보 자체가 매우 귀합니다. 다행히 장옥진 부장이 치료과정부터 병원 분위기는 어떤지 등 작은 것까지 꼼꼼하게 설명해줘 좋은 기사가 나올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로 장옥진 부장과의 인터뷰는 기자로서 중독 치료에 대해 배우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오: 취재 전과 후, 마약에 대해 생각이 달라진 점이 있나요?

▲윤: ‘누구든 마약에 빠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약은 조직폭력배나 연예인, 재벌가나 빈민층 등 소위 ‘일반적인’ 시민들과는 동떨어진 집단에서 사용하는 존재로 여겨졌던 측면이 있었다고 봅니다. 저도 이런 인식을 어느 정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취재를 하면서 마약이 우리의 일상 속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마약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져 중독될 위험성이 커졌다는 것, 다른 하나는 마약에 중독됐다가 치료와 재활을 통해 사회에 복귀하길 원하는 사람들 역시 많다는 것입니다. 마약은 더이상 별세계 얘기가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의 얘기입니다. 마약이 그간 사람들과 좁혀온 거리감을 정부는 물론 시민들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면 마약 문제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겠다는 위기감도 들었습니다. 마약으로 인한 건강권 침해와 막대한 사회적 비용, 2차 범죄 피해 등은 이미 여러 차례 도마에 오른 바 있습니다.

▲임: 마약이란, 상상을 뛰어넘는 공포의 존재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솔직히 말해 취재 이전에는 마약을 ‘담배보다 조금 더 중독성이 강한 물질’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마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부터 삶을 파괴하는 과정을 본 후에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한 번 마약을 투약한 사람은 평생 악마에 쫓기는 신세가 되더군요. 10년간 단약 중인 사람도 눈앞에 필로폰이 있으면 유혹을 이기기 어렵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중독 치료에서는 환자가 자기 손으로 필로폰을 변기에 버리는 훈련을 한다고 합니다. 간단한 동작이지만 중독자 대부분 이 훈련을 힘들어합니다. 또 대마초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대마초 합법화 현상은 이제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한국에서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이런 논의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번 취재 이전에는 비슷한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취재 후에는 생각을 고쳐먹었습니다. 대마초가 필로폰이나 헤로인 등 다른 마약으로 향하는 ‘관문’이 된다는 전문가들의 우려에 공감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처럼 안전망이 부실한 상황에서 대마초 합법화는 기대와 달리 여러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큽니다. 아마 이번 취재가 아니었다면,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겁니다.

▲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윤: 취재를 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균형을 잡는 것이었습니다. 마약의 실태와 위험성을 강조하면서도 마약에 대한 호기심이나 모방범죄를 부추기지 않는 중간점을 찾기 위해 매일 줄타기하는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호기심으로 마약에 손을 대고, 누군가는 중독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괴로워하고 있을 것입니다. 중독자들의 가감 없는 수기와 마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위치에서 애쓰고 있는 각계각층 사람들의 증언이 이러한 현실을 생생히 증명해줬습니다. 한국 사회에는 마약 중독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마약중독자의 고백] 시리즈는 끝났지만, 앞으로도 마약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임: 마약에 있어 우리는 모두 ‘예비중독자’라는 점을 얘기하고 싶습니다. “모든 비장애인은 예비장애인이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개념입니다. 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와 우리 신체를 헤치고, 마찬가지로 마약도 불현듯 나타나 우리의 몸과 마음을 지배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한국 사회에서 마약을 추방하기란 불가능합니다. 마약을 대하는 가장 기본적인 마음가짐부터 바꿔야 합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 했습니다. 마약과 싸워 이기려면 마약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마약의 종류부터 인체에 미치는 부작용, 마약에 노출됐을 때 이를 회피하는 방법, 중독됐을 경우 치료·재활을 요청하는 방법 등도 알아야 하지요. 마약에 무관심했던 우리 사회가 갈 길이 아직 멉니다. 끝으로 마약중독자의 고백 시리즈가 중독자에게는 위로와 응원의 말을, 예비중독자에게는 경각심을 심어줬기를 바랍니다.

imbong@newspim.com

[관련기사]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3500억달러 한미 관세협상 '마침표'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한국과 미국이 3개월에 걸친 관세협상을 최종 마무리했다. 이번 관세협상의 핵심이었던 대미 투자 3500억달러(약 497조원) 중 현금은 2000억달러(약 284조원)로 하고, 연간 투자 상한액도 200억달러(약 28조원)로 애초 협상액보다 낮췄다. 외환시장의 안정화 장치도 마련했다. 단기간의 집중 투자가 환율에 미칠 부담을 고려해 '캐피탈 콜'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캐피탈 콜은 목표 투자금을 일시에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자본을 조성해 투자를 집행하고 추가 수요가 발생할 때마다 집행하는 투자 방식을 말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9일 오후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미 관세협상 세부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왼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2025.10.29 photo@newspim.com ◆'캐피탈 콜' 방식 투자, 집중 투자 위험 분산 그동안 양국은 대미투자 3500억달러 투자 방식을 두고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한미 정상회담 직전까지 타결 가능성이 낮았지만,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렀다. 우선 한국은 미국에 2000억달러를 10년에 걸쳐 분할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연간 투자액을 200억달러로 상한선을 두고, 사업 진행 속도에 맞춰 점진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는 가장 우려한 외환 시장의 실질적 부담이 줄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은행이 추정한 외화 조달 여력은 연 최대 200억달러 수준이다. 미국 측이 외환 시장과 관련한 한국 측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연간 2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달러를 투자한다"며 "외환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한국 외환시장 특수성을 반영하고 외환시장의 안정 장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적극 설명해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외환 시장의 실질적 부담을 크게 낮췄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 참석한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 대통령,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사진=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2025.10.29 photo@newspim.com ◆연 최대 200억 달러 상한, 외환시장 불안 시 조정 요청 연 납입 한도가 최대 200억달러 상한으로 설정했지만,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 시기와 금액의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별도의 근거도 마련했다는 것이 정부 측의 설명이다. 김 정책실장은 "투자 약정은 2029년 1월까지이지만, 실제 도달은 장기에 걸쳐 이뤄지며, 시장에서 매입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조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원금 회수를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명시하기로 했다. 현금 흐름이 보장된다고 투자위원회가 판단하는 경우만 투자할 예정이다. 김 정책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원리금 상환 전까지 한국과 미국은 5대 5 비율로 수익을 배분한다. 한국이 20년 이내에 원리금을 전액 상환받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 수익 배분 비율도 조정 가능하다는 점도 명시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건배 제의를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오른쪽 시계방향으로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2025.10.29 photo@newspim.com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 韓 기업 중심 추진 한편 양국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는 한국 기업 중심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1500억달러가 투입된다. 우리 기업의 투자와 보증을 포함하기로 했고, 신규 선박 건조시 장기 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선박 금융'을 적용하는 것에 합의했다. 이번 투자협약을 계기로 상호 관세율은 조정했다. 자동차와 부품의 관세는 25%에서 15%로 낮아졌다. 이는 일본과 유럽연합(EU) 수준으로, 한국 자동차 업계가 대미 수출 과정에서 불리하지 않은 조건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품목의 대미 관세도 대만과 동등하거나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조정됐다. 김 정책실장은 "미국은 투자 추진 과정에서 한국이 추천하는 한국 기업을 주체로 선정하고, 한국인 프로젝트 매니저를 채용하기로 했다"며 "미국이 각 사업 추진에 필요한 토지 임대, 용수 및 전력 공급, 규제 개선 절차 등을 신속히 진행하기로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10-29 21:50
사진
여의도공원에 '제2세종문화회관' 반응은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서울 여의도공원 북단에 제2세종문화회관이 들어선다. 현재 설계 공모 단계다. 하지만 녹지 공간 축소 등 시민들의 우려가 높다. 제2세종문화회관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68에 건립될 예정이다. 여의대로와 여의서로가 맞닿아있는 여의도공원 북측 3만 4000㎡ 공간이다. 서울시는 2023년 국제 설계 공모전을 통해 선발된 국내외 유명 건축가 5팀을 대상으로 공모를 지난 7월 진행했으며 그 결과를 오는 11월 초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제2세종문화회관 조감도. [사진=서울시] 최초 계획은 영등포구 문래동의 방림방적 공장 부지였으나 서울시가 공간 협소 및 지역 예술 인프라 부족 등의 이유로 부지를 변경했다. 문래동 부지의 대지 면적이 비교적 좁고, 주변 아파트 소음피해 등을 고려했을 때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국회는 오 시장이 공약과 달리 부지를 일방적으로 변경했다며 2024년 11월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감사요구안을 의결했다. 감사원은 지난 7월 이 건에 대해 "지자체장이 공약을 이행할 정치적 의무를 지는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선거 전 내세운 공약을 이행해야 할 법적의무가 있다고는 할 수 없다"고 판단, 문제가 없다고 결론내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은 2023년부터 논의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대표 사업으로 꼽힌다. 11월 초 건립 설계 공모 사업자가 확정되면 본격적으로 건립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시설은 연면적 6만6,000㎡에 대공연장(1800석), 중공연장(800석), 소공연장(400석), 전시장(5670㎡), 교육시설, F&B 등 복합 인프라로 지어진다. 서울 여의도공원 북단. 그간 여의도공원으로 부지 변경 과정을 거치면서 녹지 공간 축소, 주차 등 교통문제 우려 등 다양한 문제가 제기됐다. 가장 큰 문제는 녹지 공간 훼손이다. 공연장 설립이 공원 내 한국 전통 숲 부지에 추진되며 도심 숲·공원 훼손 등을 환경 단체 및 시민사회가 2023년부터 문제 삼았다. 한강 수변 개발의 안전성, 시민 공론화 부족 등의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도시계획, 건축·교통·조경 등을 포함한 전략환경영향평가(SEA) 용역에 착수해 주요 사업 영향을 분석했다. 연내 설계 공모와 함께 세부 환경영향평가 및 행정 심의를 완료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오 시장 당선 이후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사업에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을 끼워넣으며 차기 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닌지 의심하는 시각이 없지 않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 yym58@newspim.com 서울시는 도심 여의도의 위상을 반영해 여의도공원을 국제적 도심문화공원으로 재편하며, 세계적인 관광문화명소를 조성해 도시경쟁력 향상,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서남권의 문화 균형발전 등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이 사업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민들에게 피부로 와닿는 편익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근으로 출퇴근하는 A씨는 "점심때마다 산책삼아 들르는 곳이다. 쉼터 역할을 한 수많은 나무들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아쉽다. 굳이 여의도공원에 건물을 지을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여의도 인근에 거주하는 B씨는 "공원 내 러닝이나 농구 등 운동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공연장이 들어오면 그 사람들은 어디로 갈까 싶다"며 "공원이나 야외 운동을 위한 시설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공원 북단 여의도 공원 전경. 여의도 인근이 이미 도심지역인 만큼 상습적인 교통체증과 병목현상에 대한 우려도 있다. 서울 내에서도 물가가 높은 지역이라 주차난 해소에도 시 차원의 해결책이 필요하다. 이미 여의도 인근의 대형 쇼핑몰의 높은 주차료는 악명 높은 수준인데다,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조차 지역 내 주차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광화문, 대학로 등 서울 내 도심지역과 다른 권역에 비해 문화 시설이 부족한 서남권 대표 문화시설의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공연계에서는 마곡에 입지한 LG아트센터, 신도림 디큐브링크아트센터와 함께 서울 서부, 경기남서부의 공연 수요를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  대형 공연장 관계자는 "여의도 부지가 문제가 되는 점은 출퇴근 시 교통체증이 있다는 점"이라며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건지,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jyyang@newspim.com 2025-10-29 17:06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