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홍콩 시위대가 13일(현지시간) 다시 홍콩 국제공항에 대규모 결집하면서 오후부터 운항이 또 전면 중단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공항 당국은 “출발 여객기의 체크인 서비스가 오후 4시 30분부터 중단됐다”고 밝혔다.
전날 경찰의 빈백 건에 맞아 여성 시위자가 오른쪽 눈 실명 위기에 처한 데 분노한 시위대가 국제공항에서 예정에 없던 시위를 벌이며 여객기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오늘 오전 6시 홍콩 국제공항은 탑승 수속 등 항공편 운항을 재개했지만 항공편 300여편이 여전히 취소된 가운데 시위대가 또다시 공항을 점령하고 탑승객들의 출국을 막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홍콩국제공항에서 시위대에 가로막힌 여행객 [사진=로이터 뉴스핌] |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오후 검은 옷을 입은 수백 명의 시위대가 다시 공항 출발장으로 집결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규모는 수천 명 수준으로 불어났다.
시위대는 출발 체크인 구역에서 시위를 벌이며 게이트를 봉쇄해, 체크인 업무가 사실상 중단됐다. 이에 따라 공항 측은 오후 4시 30분부터 출발 항공편의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이틀째 집에 가지 못하고 발이 묶인 여행객들의 불만이 고조되며 일부는 시위대에 분노를 표현하기도 했다.
한 여성은 제1터미널 출발장 게이트에서 시위대를 뚫고 지나가려 애쓰면서 '집에 가고 싶다'고 외쳤으며, 한 외국인은 시위대가 쳐놓은 바리케이드를 뚫고 지나가려 애쓰며 ‘(시위대가) 마피아 같다’고 말했다.
어린 아들을 데리고 홍콩을 방문한 한 태국 여성은 “우리 말고 정부와 싸워라. 나는 집에 가고 싶다. 당신 나라에서 돈을 썼는데 우리한테 이렇게 하다니 홍콩에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 슬로바키아 여행객은 시위대와 대화를 나누며 이러한 행동은 그들의 명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설득하기도 했다. 그는 “시위대는 여론이 등을 돌리게 하고 있다. 자유를 위해 싸운다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자유를 빼앗는 게 옳은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홍콩 최대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이 직원들을 조기 퇴근 시키는 등 대부분 항공사와 공항 직원들이 공항을 떠나 식당 등 편의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여행객들의 불편함이 가중됐다.
공항 측은 “모든 여행객이 가능한 한 빨리 공항을 떠나길 바란다”고 밝혔고, 캐세이퍼시픽은 “공항 점거 시위로 수천 명에 이르는 방문객이 여행을 망쳤고 국제 항공 허브로서 홍콩의 명성도 피해를 입었다.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가운데 중국민용항공국이 홍콩과 중국 본토 간 항공편을 재조정하고 중국 국영 에어차이나가 홍콩 인근 선전과 베이징 간 항공편을 늘리는 등 중국 측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홍콩국제공항에서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려는 탑승객을 시위대가 막아서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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