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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빗장 풀기 '잰걸음'…"사회갈등규제 과학적 데이터로 푼다"

기사입력 : 2019년07월16일 13:00

최종수정 : 2019년07월16일 13:16

규제 샌드박스 시행 6개월, 총 81건 승인
올해 목표치의 80%…규제샌드박스 돌파구
사회갈등규제는 여전…합리적대안 찾기 돌입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 기간 동안 기존 규제를 면제, 유예시켜주는 문재인 정부 최대 개혁과제인 ‘규제 샌드박스’가 시행 6개월 만에 목표치의 80%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각종 공유경제 서비스를 향한 기존업계의 반발이 큰 만큼 공유경제, 바이오‧헬스 등 사회적 갈등 규제 해소를 위한 돌파구 마련에 나선다.

16일 정부가 공개한 ‘규제 샌드박스 시행 6개월 성과’에 따르면 국무조정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는 규제 샌드박스 시행 6개월 만에 연간목표 100건 중 81건을 달성시켰다.

주관부처별 승인건수는 금융위원회가 가장 많은 46%에 달했다. 산업부와 과기정통부는 각각 32%, 22%를 차지했다. 다만 중기부의 지역 특구는 7월말 첫 승인사례가 나올 예정이다.

규제 샌드박스 시행 6개월 [출처=국무조정실]

규제부처별로는 금융위, 국토부, 식약처, 산업부, 복지부가 전체의 84%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핀테크, 교통, 보건의료, 에너지 분야 등 신기술 활성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형별 승인 과제는 실증특례(72%), 적극행정(16%), 임시허가(12%) 등의 순이다. 유연한 법령해석, 정책권고 등 적극행정을 통한 규제 샌드박스 해소 사례는 16%(13건)로 집계됐다.

유연한 법령해석에는 약사법 해석에 따라 금지된 임상시험 온라인 모집광고를 임상시험심사위 판단으로 허용토록 개선한 임상시험 희망자 온라인 중개와 자격요건을 적극적으로 해석한 스마트 면세품 인도 서비스, 한전의 통신판매중개업이 가능한 전력·에너지 마켓 플레이스 유권해석이 있다.

정책 권고는 자동차관리법상 전기로 작동하는 방식만 규정한 택시미터기의 앱 미터기 마련이 있다.

◇ 규제 샌드박스 ‘돌파구’ 톡톡

무엇보다 3년 전 해묵은 갈등 규제 7건(9%)이 해소되면서 규제 샌드박스 시행이 갈등과제를 해결하는 돌파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래전 이해관계자간 갈등 등 장기간 교착상태에 있던 해묵은 과제는 중앙집중식 자동산소공급장치(2010년~), 펩타이드 성분을 함유한 더말필러(2011년~),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를 활용한 심장관리 서비스(2015년~), 유전체 분석 통한 맞춤형 건강증진 서비스(2018년~) 등이 있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이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대기업은 대형금융기관 포함 16% 수준이다. 한국전력(2건)과 도로공사(1건) 등 공기업도 3건을 기록했다.

업종 분야별로는 금융(46%), 의료(14%), 제조(11%), 전기·전자(10%) 순이었다.

신기술 분야에서는 앱(App) 기반 플랫폼 기술이 50% 이상을 차지했다.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블록체인, 인공지능(AI)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규제샌드박스의 과제 접수부터 심사까지는 평균 44일이 소요되는 등 영국, 일본의 외국(평균 180일) 사례보다 빠른 심사를 보였다.

규제샌드박스 과제 중 이미 시장에 출시되거나 실증테스트에 착수된 과제는 14%(11건)로 집계됐다. 이어 7월말 36%(29건), 연말까지는 98%로 확대될 전망이다.

개혁과제 중 자동산소공급장치와 AI 로보텔러 보험판매는 각각 2020년 출시, 적용이 이뤄질 예정이다.

공유경제 분야에서는 공유주방을 시작으로 택시동승 서비스 등 공유경제 확산의 시발점을 마련했다는 자평이다.

공유주방의 경우 당초 4월 실증특례시에는 B2C 판매(소매만 취급)에 국한됐으나 7월 실증특례에서 B2B 판매(소매+도매 취급)로 확산시킨 바 있다.

승객 자발적 택시 동승 서비스도 심야시간대(밤10시~새벽4시), 서울시내 12개 구에 한정, 동성 매칭만 허용 등 일정 조건 하에 실증특례를 부여한 상태다.

제품 분류·주행기준 등 관련 규정이 미비한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도 안전조치 이행 조건하에 실증특례가 허용된 사례가 있다.

규제 샌드박스 시행 6개월 [출처=국무조정실]

◇ 추가 보완·갈등규제 여전한 과제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 시행 6개월을 맞아 추가적인 보완에도 나선다. 규제 샌드박스 통과 스타트업의 성장프로그램 지원대책과 우수 조달물품 신청 자격 부여, 자금 공급 확대, 멘토링 강화 등 판로개척 지원이 예고돼 있다.

규제샌드박스 관련 특허출원은 우선 심사를 통해 11개월 단축된 심사기간이 지원된다. 장기화로 인한 애로사항 요소인 특허 분쟁과 관련해서도 특허청의 전문의견 지원, 분쟁 조기 해결 지원이 이뤄진다.

빠른 출시 등 기술·인증기준의 선제적 마련을 위한 규제샌드박스 융합신제품 인증기술개발 사업도 2020년 신설된다.

과제담당자 실명제와 매월 1회 점검 원칙 및 현장 점검 병행 등 점검체계도 강화한다.

더욱이 공유경제, 바이오·헬스 등 사회적 갈등규제의 돌파구 해소를 위한 합리적인 대안 마련에 나선다.

합리적인 대안 찾기는 이해관계자 간 주장과 추정이 아닌 규제 샌드박스 실증을 통한 객관적·과학적 데이터를 모으는 일이다. 객관적·과학적 데이터를 토대로 갈등과제의 합리적 대안을 찾아가는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정부 측의 설명이다.

규제자유특구도 7월 중 지정하는 등 지역별 중점산업의 육성 기반이 마련된다. 오는 23일에는 우선 준비된 지자체부터 1차 지정된다. 2차 추가 지정은 하반기 이뤄진다.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은 “규제를 접근하다 보면 가장 어려운 문제가 이해관계의 충돌이다”라며 “공유차량 문제를 보셨겠지만 새로운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회가 변화해 가는 기본 방향은 확실한데 도입에 있어 기존 분들의 이해관계 충돌이 되고 있다.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 실장은 이어 “각 지자체가 기존 산업 인프라와 지역특성에 맞게 개별사업에 대한 규제특례를 통해 국가균형발전과 지역 혁신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며 “4차 산업 혁명시대에 부합하는 규제 혁신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보다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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