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적격성 심사 '청신호' 카카오뱅크, 카카오 주도 영업전략 준비중
자체 중금리 상품·주담대·기업대출 출시 박차…신용카드업 긍정 검토
[서울=뉴스핌] 김진호·박미리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영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최근 법제처가 대주주적격성 심사대상에서 김범수 의장을 제외하면서 카카오는 금융당국의 관련 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조만간 카카오로 대주주가 바뀌면 그간 준비했던 신상품을 대거 출시, 신사업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CI=카카오뱅크> |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늦어도 오는 8월 중순까지 카카오뱅크에 대한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대주주적격성 심사에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던 김범수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가 심사 과정에서 배제됨에 따라 현재로선 통과가 거의 확실시 되는 상황. 이럴 경우 카카오는 올해 초 시행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 따라 은행 지분을 34%까지 늘리는 첫 ICT 기업이 된다.
카카오는 콜옵션 행사를 통해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지분 20%를 넘겨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콜옵션 실행 이후 카카오뱅크 지분은 카카오가 30%, 한국투자금융지주가 30% -1주로 변경된다.
이후 카카오뱅크는 대주주 카카오 주도로 새로운 영업전략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의 대대적인 자본확충을 바탕으로 주담대, 기업대출 등 신사업 추진을 본격화하기 위한 실탄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우선 하반기 카카오뱅크는 자체 중금리 대출 상품을 신규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조만간 출시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SGI서울보증과 연계한 정책 중금리 상품인 '사잇돌 대출'을 출시하고 최근 대상을 근로소득자에 이어 개인사업자로 확대한 바 있지만 자체 상품은 없는 상황이다. 이에 자체 신용평가시스템(CSS)을 활용한 중금리 대출 상품을 준비해왔다.
카카오뱅크의 중금리 대출 시장 공략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기존 시중은행이 소극적이던 시장 규모를 넓히고, 정부가 인터넷은행 인가 당시 요구했던 '중금리 대출 확대에 적극 기여'라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시도 내년 초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고위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을 준비중"이라며 "다만 상품 사이즈가 커서 이에 맞는 자금을 어느정도 확보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준비할 것이 많다. 올해 출시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출시는 필수적이다. 카카오뱅크의 예대율은 지난 5월 63.7%로, 작년 말보다 20.3%포인트 떨어졌다. 예대율은 예수금에 비해 대출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수치다. 예대마진 의존도가 높은 은행으로선, 지나친 예대율 하락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좋지 않다.
올해 카카오뱅크는 예수금과 대출 증가 보폭이 맞지 않았다. 총 수신액이 지난해 말 10조8120억원에서 올 5월 말 16조8000억원으로 55%나 늘어난 데 비해, 같은 기간 총 대출액은 9조826억원에서 10조7000억원으로 18% 증가하는 것에 그쳤다. 규모가 큰 주담대를 출시하면, 예대율을 높일 수 있다.
비대면 중소기업 대출 상품도 준비하고 있다. 다만 기업대출의 경우 본격 서비스화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기업대출의 경우 대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실사가 필수인데, 개인대출 위주의 영업행태로 관련 영업의 인력과 경험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기업대출 심사 체계를 갖춘 금융사와의 업무제휴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진출에 회의적 반응을 보였던 신용카드업에 대한 진출도 타진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위해 주요 카드사 임직원들에게 헤드헌팅 업체 등을 통해 접촉을 늘려가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신용카드업 진출과 관련해 애자일 조직(소규모 팀)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중장기적 과제로 생각하고 있을 뿐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