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자 부상·구명조끼 비치 여부...여행사는 '모르쇠'
전문가 "여행사 80~90% 현지 직원 없어...안전문제 취약"
[서울=뉴스핌] 노해철 이학준 기자 =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침몰 사고에 대한 여행사의 대응을 두고 본사와 현지 협력업체 간 불협화음이 도마 위에 올랐다. 현지에 직영 인력을 두지 않는 여행업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점으로 인해 사고 발생 시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참좋은여행에 따르면 현지시각 29일 오후 9시쯤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단체관광객들이 탑승하고 있던 유람선이 침몰했다. 유람선에는 관광객 30명과 인솔자 1명, 현지 가이드 1명, 사진작가 1명, 선장 1명, 선원 1명 등 총 35명이 타고 있었다. 선장과 선원은 현지인인 것으로 파악되며 나머지 33명은 한국인으로 추정된다.

참좋은여행은 현지 사고 관련 상황을 파악하는데 애를 먹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 본사와 현지 협력업체 간 소통이 원활치 못하면서 혼선을 빚었다.
참좋은여행 측은 구조자 7명의 부상 여부에 대해 "구조자에 대한 치료는 현지 업체에서 하고 있어 우리가 따로 상황 보고를 받지 않고 있다"며 "구조자 관련 소통은 현지 업체 직원이 하고 있는데 사실 경황도 없는 상태고 휴대폰이 되고 있는지 여부도 모른다"고 했다.
사고 경위와 관련해서도 정확한 파악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었다. 참좋은여행 측은 이날 오전 유람선이 출발하기 전 정박 중에 대형 선박이 덮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에는 "유람선이 다뉴브강 야경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던 중 대형 선박이 후미를 추돌하면서 발생한 사고"라며 사실관계를 정정했다.
심지어 유람선에 구명조끼가 비치돼있는지 여부조차 본사에서 알고 있지 못했다. 다년간 패키지 프로그램을 진행했음에도 현지 협력업체의 보고 없이는 정확한 파악이 되지 않았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유람선에 구명조끼 및 규명튜브 등이 비치돼있는지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구명조끼에 대한 비치 여부와 안전교육 여부는 차후 조사 결과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여행사와 현지 협력업체 간 불통을 야기하는 현재 구조가 여행업계 전반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이라며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윤정헌 동명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비용 문제로 여행사 80~90%는 현지에 직영 직원을 두지 않고 있다"며 "그러다 보면 현지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대응 자체가 늦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고와 같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협력업체의 책임감 있는 대응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윤 교수는 "협력업체 위주로 여행상품을 운영하다보니 안전 문제, 서비스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난다"며 "일정 규모가 되는 여행사라면 주력하는 여행지에 자기 직원을 두도록 해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사고 발생시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un9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