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증가수 60만명 '역대 최대'
해외송금 5조원대 추정, 외국인 전용 모바일·특화 점포 확대
"외국인 고객 증가추세, 예금액도 높고 국내은행 계좌 선호"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은행들의 외국인 고객수가 ‘500만명’을 돌파했다. 국내 은행을 이용하는 외국인 고객은 환차익이 나고 수수료가 높은 해외송금서비스를 이용하는 우수 고객들이 많다. 수익성이 높자 이들을 모시기 위해 은행들이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그 수가 크게 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국내 체류 외국인 고객수는 2015년말 392만명, 2016년말 426만명, 2017년말 461만명에서 지난해 말 531만명을 기록했다. 첫 500만명 돌파다. 특히 작년 증가 폭은 2017년 대비 70만명으로, 예년 평균 30만~40만명 수준을 크게 넘어서는 것. 관련 외국인 고객 수는 발급 계좌 또는 원장에 등록된 고객 수다.
외국인 고객수가 크게 늘어난 이유는 우선 국내 체류 외국인수가 늘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월말 국내 체류 외국인수는 약 225만명으로 3년 뒤에는 300만명을 넘고 향후 10년내 400만~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제활동이 활발한 외국인 취업자 수는 2013년말 66만명에서 지난해 말 88만명으로 5년사이 22만명이나 증가했다.
외국인 고객들이 이용하는 금융서비스는 수익성이 높은 해외송금이 주로 많다. 해외송금 수수료는 가장 저렴한 편인 중국 위안화 송금의 경우 100만원 미만은 1만원대, 200만원 이상은 2만~3만원대로 높다. 또한 해외송금이나 환전할 때 환율이 기준환율 대비 1% 가까이 높기 때문에 환차익도 발생한다.
송금 규모도 크게 늘고 있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작년 말 국내에서 활동중인 외국인 노동자 수입은 1년 미만 단기취업자 약 2조2164억원, 1년 이상 장기 취업자 약 2조9784억원으로 총 5조1948억원 규모였다. 1년 이상 장기 취업 외국인노동자의 해외 송금액은 2018년 2조9784억원으로, 전체 국내 체류 외국인의 해외 송금액은 5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 분석이다.
외국인 고객들이 수익성이 높은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고 해외 송금액과 고객 수도 늘어, 은행들은 최근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 모두 외국인 고객을 전담하는 ‘외국인 영업본부’가 설치돼 있을 정도다.
5대 은행 모두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러시아어 등 10여개국 언어가 지원되는 외국인 고객 전용 모바일 해외송금 및 공과금 납부서비스를 최근 출시했다. 서울 명동, 안산, 김해 등 전국에 외국인 근로자나 관광객이 많은 거점 지역에는 외국인 특화 점포를 설치하고, 일요일 송금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 상대 일요일에도 영업하는 전용 점포는 KEB하나은행이 19개나 될 정도다.
A은행 외국인영업부 부장은 “외국인 고객들은 은행 지점을 교류의 장소로 이용하거나, 동포들끼리 커뮤니티가 잘 형성돼 있어 입소문 영업 효과가 크고, 예금 규모도 생각보다 많다”면서 “최근에는 외국인들이 90%가 국내 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모바일뱅킹 이용률도 매우 높아졌다”고 말했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