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고정투자율 1년새 1.5%p↓
설비·건설투자 부진이 발목
올해도 투자 부진 지속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투자 부진으로 한국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지난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이어졌던 총고정투자액 증가세가 6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건설투자 및 설비투자 부진이 한국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9일 통계진흥원이 제공하는 국가지표체계를 보면 2018년 총고정투자액은 487조3000억원으로 2017년(498조5000억원)과 비교해 11조2000억원 감소했다. 총고정투자액은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지식재생산물투자 등 투자를 모두 더한 금액이다.
총고정투자액 감소는 총고정투자율 추락으로 이어졌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총고정투자액이 차지하는 비중인 총고정투자율은 지난해 30.5%로 1년 사이 1.5%포인트 떨어졌다. 총고정투자율은 1년 동안 생산한 재화와 서비스 중에서 소비가 아닌 미래 생산을 높이는 투자에 들어간 부분을 보여준다.
지난해 총고정투자액 및 총고정투자율 감소는 건설투자 및 설비투자 부진 영향이 크다. 지난해 건설투자는 241조원으로 2017년(251조1000억원)보다 10조1000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는 159조1000억원에서 156조6000억원으로 2조5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이 기간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88조2000억원에서 89조9000억원 1조7000억원 증가했다.
총고정투자액과 총고정투자율 추락은 한국경제 성장 잠재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투자가 증가할 때 경제성장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투자 증가가 경제성장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요조건이라는 얘기다.
같은 이유에서 정부도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정부는 국가경제 성장 잠재력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총고정투자를 꼽는다. 또 총고정투자율이 높을수록 경제성장률도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정부가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전방위적 경제활력 제고를 첫머리에 올렸고 제1순위 과제로 '투자 활력 제고'를 제시한 이유도 여기에서 있다.
문제는 올해도 투자 부진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한국경제 성장 잠재력이 올해도 추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통계청이 매월 내놓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 1월과 2월 설비투자는 전년동월대비 각각 16.6%, 26.9% 감소했다. 건설 투자를 보여주는 지난 1월과 2월 건설기성은 전년동월대비 각각 11.8%, 10.6% 떨어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19년 한국경제 수정 전망' 보고서에서 "정부 소비와 투자가 성장률을 지지하고 있다"면서도 "민간 부문의 건설 및 설비 투자 부진으로 경제성장률의 의미있는 반등이 나오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최근 공개한 '2019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국내 경제는 민간소비와 수출이 둔화하고 건설투자 위축 지속으로 지난해보다 낮은 2.5%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