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 없어 2차 투표 진행될 가능성 높아
1차 투표 탈락 후보의 지지자들의 표심이 최종 결과 가를 듯
[서울=뉴스핌] 이민주 기자 = '게임이론(game theory)을 알면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 결과가 보인다?'
제26대 중기중앙회장 선거를 하루 앞두고 투표권자들 사이에 게임이론 '죄수의 딜레마'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게임이론이란 스포츠, 화투, 전쟁을 비롯한 게임의 참여자들은 경쟁 상대가 어떤 전략을 취할 것인지를 감안해 자신의 행위를 결정한다는 이론을 말한다. 1944년 수학자 폰 노이만이 처음 사용했다.
28일 오전 11시에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 그랜드볼룸에서 막을 올리는 '게임'(제26대 중기중앙회장 선거) 참여자들이 게임이론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게임이론의 하나인 '죄수의 딜레마'를 설명하는 개념도. [자료=인베스토피디아] |
◆ 후보 5명 표 분산으로 2차 투표 가능성 높아져
이번 선거 참여자들이 게임이론의 딜레마에 빠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1차 투표에서 과반수가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 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2차 투표를 진행해 신임 회장을 결정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중기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후보가 3명 이내일 경우 과반수가 득표자가 나올 수 있지만 이번 선거 출마자는 5명"이라며 "어느 후보도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며 2차 투표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2차 투표의 당락은 1차 투표에서 탈락한 후보의 지지자들이 2차 투표에 진출한 1, 2위 후보 가운데 누구를 지지할 것이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중기중앙회장 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28일 선거 일정을 살펴보면 이날 오전 11시10분에 1차 투표를 진행해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곧바로 2차 투표가 진행된다.
1차 투표에서 탈락한 후보는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할 시간이 사실상 없다. 그러므로 1차 투표에서 탈락한 후보 지지자들은 경쟁 후보 지지자들이 어떤 전략을 취할 것인지를 감안해 표를 던져야 한다.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 2층 로비에 있는 역대 중기중앙회장 부조물. [사진=이민주 기자] |
◆ 1차 탈락 후보의 지지자 표심이 당락 가른다
그간의 선거 판세를 살펴보면 이번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A, B, C, D, E의 후보 5인 가운데 A, B, C의 3인이 상대적인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므로 2차 투표에 진출할 후보 조합으로는 A-B, A-C, B-C의 3가지가 가능하다.
A, B, C 후보 3인의 관계는 대체로 알려져 있다. A-B는 적대(enemy) 관계, A-C는 비우호적(unfriendly) 관계, C-B는 혐오(hostile) 관계로 알려져 있다.
먼저 A-B의 두 후보가 2차 투표에 나갈 경우 탈락한 C후보의 지지자들은 A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혐오하는 후보보다는 비우호적인 후보에 표를 던질 가능성이 아무래도 높기 때문이다. 다음 A-C 후보가 2차 투표에 진출할 경우 탈락한 B후보의 지지자들은 마찬가지 이유로 A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또, C-B 후보가 2차 투표에 진출할 경우 탈락한 A후보의 지지자들은 C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게임이론 분석으로 보면 A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하고, B 후보가 가장 불리하다.
중기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그간의 중기중앙회장 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5인 이상의 후보가 등장할 경우 예외없이 예상치 않았던 결과가 나왔다"면서, "이번 선거에서도 의의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변수는 D, E 등 군소 후보 지지자들의 표심이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D, E 후보가 힘을 합칠 경우 2차 투표에 어느 후보가 진출하든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번 중기중앙회장 선거의 최종 결과는 28일 오후 1시50분에 공식 발표된다. 신임 회장은 곧바로 중기중앙회 2층 기자실에서 당선 소감을 밝힐 예정이다. 이날 선거는 제57회 중기중앙회 정기총회를 겸해 열린다. 신임 회장과 더불어 부회장, 이사, 명예회장도 선출된다.
hankook6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