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내정혼란 해결책은 무역합의
‘中 약속이행까지 美 대중 관세철회‘ 전개가 가장 그럴싸
단기간 내 합의 타결 난망…휴전 연장 전망도 나와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중 무역전쟁 휴전 시한(3월 1일)까지 43일 남은 가운데 양국이 무역합의 타결이라는 결론에 다다를 수 있을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주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차관급 회담에서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지만, 이달 말에 고위급 회담이 열릴 것이란 기대에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비판적인 평가를 내놓으면서 양국 협상은 불확실한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도 상존한다.
로이터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척 그래슬리 상원 재정위원회 위원장은 미·중 차관급 회담이 있고 난 후인 지난 11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회동했다. 그는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가 중국이 지난달에 합의한 90일간의 무역전쟁 휴전 이후 미국산 대두를 사들인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행되어야 할 구조적 변화에 대해서는 어떠한 진전도 없었다”고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지적했다면서, 구조적 사안에는 지적재산권과 영업기밀 절도 등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과 일주일 전에 중국과 협상이 아주 잘 돼가고 있다고 트윗한 것과 상반되는 반응이라고 할 수 있겠다.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는 이달 30, 31일, 이틀 일정으로 워싱턴을 방문해 라이트하이저 대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처음 보도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후속 보도했다. 중국의 설날인 춘절(2월 5일) 전이다.
양국은 이달 말 고위급 회담에서 어떻게 해서든 ‘구조적 사안’에 대한 합의도출, 최소 교착 국면 타개의 진전을 해야만 하는 공통된 동기가 있다.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의 부분적 셧다운(일시 업무정지)과 중국 경기침체라는 ‘이중고’가 바로 그것이다.
57억달러 국경장벽 건설 자금을 놓고 민주당과 첨예하게 대립 중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셧다운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연방정부 근로자들과 국민으로부터 지지율이 빠질 위험에 처해있다. 또, 무역전쟁으로 피해를 본 제조업계와 농업계, 특히 농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이기도 해 셧다운이든, 미·중 무역전쟁이든 어느 것 하나는 조속히 해결되어야 한다. 중국 정부의 경우, 수출·경제성장 둔화로 경기부양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했지만, 무엇보다 경기침체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역전쟁에 있다. 결과적으로 무역전쟁 종결은 트럼프-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둘 다 원하는 내정혼란 해결책이다.
9일(현지시각) 미국 유타주 북부 오그던시에 위치한 연방정부 건물 앞에서 셧다운반대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한 국세청(IRS) 직원이 "국경 장벽 예산 57억 달러(약 6조3700억원)는 트럼프 대통령 본인 수표로 충당하라, 나는 공과금을 내야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2019.01.09.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을 조속히 종결시키기에는 양측 이견 격차는 크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전망도 엇갈린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피터슨 국제 경제 연구소(PIIE)의 니콜라스 랄디 선임 연구원은 중국이 지난주 차관급 회담에서 지재권 문제를 언급했고 금융서비스 부문에서의 외국인 소유권 제한을 풀겠다고 약속하는 등 여러 양보를 했다며 “가장 가능성이 높은 이번 고위급 회담 결과는 미국이 중국의 모든 양보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관세 부과를 중단해 중국이 약속한 바를 이행할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USTR은 셧다운으로 인력 30%만 운용하는 상황 속에서도 무역협상 업무는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호재다.
반면,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토미 우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류허 부총리의 방문 확인 소식이 긍정적인 신호이면서도 휴전 시한일까지 합의 도출 가능성은 비관했다. 그는 “단기간 내에 쉽게 합의될 사안이 아니다. 3월 1일 전까지 협상이 마무리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관세율 인상을 다시 한번 연기할 것”이라고 난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협상이 잘 되어가고 있다고 트윗했을 당시 미·중 무역합의 타결 전망이 밝았다면, 현재로선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