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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헌법재판소 기싸움이 낳은 양승태 사법부 탐욕의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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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대법, 헌재 파견 법관 통해 헌재 내부 동향 등 보고 받아
대법-헌재 간 미묘한 ‘기싸움’…법무사법시행규칙 사건 등 다수
법조계 “최고 사법기관, 국민 기본권 보장에 초점 맞춰 상호 존중해야”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양승태 사법부가 헌법재판소를 견제하기 위한 복잡한 퍼즐이 맞춰지고 있다. 대법원과 헌재는 각각 독립 기관이지만, 둘 사이의 미묘한 ‘기싸움’은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졌다. 

사법 최고 기관인 두 법원이 서로 밀고 당기는, 보일듯 보이지 않는 다툼이 전혀 없었다고 말할 수 있는 법관은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양승태 사법부에서 법관임에도 같은 법관의 하수인 노릇을 한, 결과는 차치하더라도 당시 지시와 보고 관계에 있는 행동의 씨앗이 산산조각 나 흩어진 퍼즐이 됐다가 지금에서야 맞춰지는 형국이다. 

7일 검찰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당시 사법부 구성원들의 혐의를 살펴보면 상고법원을 대가로 한 청와대와의 재판거래 외에 당시 대법원이 헌재를 상대로 위상 강화를 위한 시도가 수두룩하게 나오고 있다.  

 ◆ 광범위하게 ‘헌재 사찰’한 양승태 사법부

검찰은 ‘양승태 사법농단 구속기소 1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 양승태 사법부가 어떻게 헌재를 바라봤는지 상세히 적시했다.

당시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는 헌재에서 파견 근무 중이었던 최희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통해 헌재의 내부 사건 정보와 동향을 수집하고, 헌재가 대법이 유죄 판결을 내린 사건에 한정위헌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하면서 청와대를 통해 압박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박한철 당시 헌법재판소장을 비난하는 내용의 기사를 대필해 언론사에 게재하기도 했다. 누군가 혹은 특정 기업을 소위 ‘빨아주기’를 잘했다고 해줘도 언론사가 욕을 퍼먹을 판에, 언론사가 비난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 셈이다. 물론, 대신 ‘조지기’한 언론사에 금전적 보상은 없었다고 해도 믿을리 없을 것이다.

조금 더 상세히 살펴보면, 최 부장판사는 헌재에서 심리 중인 사건 중 과거사 소멸시효 사건이나 민주화운동 보상 관련 사건, GS칼텍스 사건 등 법원과의 관계에서 민감한 사건들에 대해서는 평의 내용은 물론이고 선고 예상 시점까지 파악해 이규진 서울고법 부장판사(당시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에게 보고했다. 이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에게, 임 전 차장은 ‘윗선’에 이를 보고하는 형식으로 헌재 정보가 대법에 흘러들어갔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사진=뉴스핌DB]

검찰은 임 전 차장의 공소장에 당시 사법부가 헌재의 통합진보당 위헌정당해산 결정 이후 헌재의 위상 강화를 매우 우려했다고 적시했다. 헌재가 통진당 해산 결정을 내린 후 소속 국회의원들은 지위확인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는데, 당시 행정처는 이 사건이 헌재와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해 ‘통진당 TF’를 꾸리기도 했다.

TF에서는 대법과 헌재의 역학관계와 국민적 여론, 상고법원안 통과를 위한 유·불리 등을 논의한 뒤 사실상 판결 방향을 결정해 재판부에 전달했다. TF가 만든 가이드라인에는 구체적으로 ‘각하는 부적절하고, 기각이나 인용 결정을 하는 경우에도 위헌정당해산심판 결정으로 해산된 정당 소속 의원의 직위 상실 여부에 대한 판단 권한은 법원에 있다는 이유를 설시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통진당 의원들의 지위확인 소송 1심을 맡은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반정우 부장판사)는 2015년 11월 1심 판결에 앞서 법원행정처로부터 이 같은 가이드라인을 제시 받았으나 “헌법재판소가 내린 결정을 번복할 수 없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다. 이후 양승태 사법부는 항소심에서 이를 뒤집기 위해 재판부 배당 과정부터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도 대법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과 관련한 동향 보고를 포함해 총 193건의 주요 사건 정보 및 자료와 헌법재판소의 정책 및 동향 129건을 보고 받았다. 물론 헌재의 평의내용을 외부로 유출하는 것은 명백한 위법이다.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의 모습. /김학선 기자 yooksa@

 ◆ 왜 헌재를 견제했을까? 헌재와 대법의 미묘한 관계

사실 헌재와 대법 간 기싸움은 헌재가 출범한 1988년 이래로 지속돼온 ‘떡밥’이다. 헌재는 법률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사법부 일원으로 오해받기 쉬우나 엄연히 사법부와 독립된 기관이다. 원칙적으로 양 기관은 동등한 위치에 있고, 대법원장과 헌재소장은 장관급 예우를 동등하게 받는다. 또 서로의 결정에 개입할 수 없고, 헌재는 사법부의 재판을 심판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

하지만 이는 원칙일 뿐이다. 사법부가 판단을 내리는 잣대인 법률을 헌재가 심판 대상으로 삼는 이상, 출범부터 두 기관의 기싸움은 예견된 일이었다.

1990년 법무사법 시행규칙 위헌결정 사건은 양 기관 간 갈등이 표면적으로 드러난 사건이다. 당시 헌재는 법무사를 보충할 필요가 없으면 대법원장 재량에 따라 법무사시험을 실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명시한 법무사법 시행규칙 제3조 1항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대법은 헌재의 결정을 ‘당연무효’로 선언하고, 명령이나 규칙의 위헌심사권은 대법에 귀속된다고 반발했다.

1997년 벌어진 양도소득세 과세기준에 관한 구 소득세법 사건 역시 해묵은 갈등을 보여준다. 당시 헌재는 상고심이 진행중이던 A씨의 과세처분 취소소송 사건에 적용된 구 소득세법 조항에 한정위헌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은 위 조항에 대해 ‘합헌’이라고 판결하면서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헌재가 이미 한정위헌결정을 내린 마당에 대법이 이를 뒤집은 것이다.

그러자 A씨는 헌재가 재판을 심판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고 규정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이에 재판관 다수 의견으로 한정위헌결정을 내리면서 사상 초유로 헌재가 대법 판결을 취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헌법재판소 헌법연구위원인 정재황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가 처음 출범할 때부터 대법과 헌재 사이에 알력다툼이 있었다”며 “헌법과 헌법재판소법, 법원조직법에도 두 기관이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만 처음부터 명확하게 역할을 구분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교수는 “독일이나 프랑스도 헌재가 늦게 생겨 10~20여년 간은 헌재와 최고법원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며 “최고기관끼리 다투면 결국 국민들이 피해를 본다.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만 초점을 맞춰 서로의 결정을 존중해주려고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뉴스핌] 이형석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박근혜 정부 당시 상고법원 도입을 위한 법원행정처 ‘재판거래’ 파문에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8.06.01 leehs@newspim.com

 ◆ 11일 검찰 포토라인 서는 양승태…어떤 입장 보일까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 개시 7개월여 만에 오는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청에 출석하게 됐다. 검찰은 이러한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이 양 전 대법원장을 중심으로 계획적·조직적으로 벌어졌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양 전 원장은 의혹이 불거졌던 초기부터 모든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양 전 원장은 지난해 6월 1일 자신의 자택 앞에서 “재직기간 동안 대법원의 재판이나 하급심에 부당하게 간섭 관여한 바가 결단코 없고, 재판을 ‘흥정거리’로 삼아서 방향을 왜곡하고 거래한 적 없다”고 밝혔다.

이어 양 전 원장은 “재판 독립 원칙을 금과옥조로 여기며 40여년을 살아왔다”며 “(관련 의혹은) 재판을 한 법관들에 대한 심한 모욕”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검찰은 반년 간 양 전 원장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인력을 총동원해 수사를 벌여온 만큼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앞서 검찰 관계자는 “양 전 원장이 개입했다는 부분을 충분히 파악해 소환 통보를 드렸다”며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저희는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명실상부 민주주의의 한 축을 담당했던 사법부로서는 상당히 치욕스러운 역사를 기록하게 됐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재판의 독립을 수없이 강조해왔다. 과거 탐욕이 득실대는 일부 법관 탓에 생긴 고름이 썩을대로 썩어 터져버린 지금. 김명수 대법원장은 자정 작용이 사라진 사법부에 대해 아직은 신뢰가 남아 있는 듯 하다. 상처도 아픔도 오롯이 그의 것이 돼가고 있다. 

 

adelant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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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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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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