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달성사 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등 보물 지정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3일 16세기 조선시대 중종 계비인 문정왕후가 발원한 '회암사명 약사여래삼존도'를 비롯해 목포 달성사 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등 조선시대 불교 조각과 고려·조선시대 불교경전 등 4건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보물 제2011호 '목포 달성사 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은 달성사 불상을 만든 수조각승 향엄(香嚴) 등 5명의 조각승이 1565년 참여해 조성한 작품으로 지장삼존, 시왕(지옥에서 지장보살을 모시고 망자를 시판하는 일을 하는 10명의 왕), 판관(시왕 앞에서 망자의 죄목이 적힌 두루마리를 읽는 저승의 신)과 사자(망자의 이름이 적힌 장부를 저승세계 왕에게 전달하는 이) 등 19구로 이뤄진 대단위 불상군이다.
보물 제2011호 목포 달성사 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목조지장보살삼존상) [사진=문화재청] |
임진왜란 이전에 조성된 불상조각 중 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이 모두 남아있는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으로서 역사적·조각사적으로 중요한 작품이다. 특히 지장보살상의 경우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에 올린 반가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조선 전기의 보기 드문 형식으로 희소성과 조형적 가치가 뛰어나다.
보물 제2012호 '회암사명 약사여래삼존도'는 1565년 중종 계비 문종왕후가 아들인 명종의 만수무강과 후손 탄생을 기원하며 제작한 400점의 불화 중 하나로 경기도 양주 회암사의 중창에 맞춰 조성됐다. 400점의 불화는 16세기 승려 보우가 쓴 화기(畵記)에 의하면 당시 석가·약사·미륵·아미타불의 부처·보살을 소재로 금니화와 채색화 각 50점씩 총 400여 점의 불화를 조성했다.
회암사의 대대적인 불화 조성을 추진한 문정왕후는 당시 막강한 권력을 소유했던 왕실여성이자 많은 불사를 추진한 불교 후원자였다. 문정왕후의 후원을 받은 승려 보우의 활동기에 전국 최대 규모의 왕실 사찰로 번창하다 이후 쇠퇴해 19세기 초 폐사지가 됐고 지금은 '회암사지'라는 명칭으로 사적 제128호로 지정됐다.
보물 제2012호 ‘회암사’명 약사여래삼존도 의 본존 약사여래 모습 [사진=문화재청] |
이 불화는 가운데 본존인 약사여래를 중심으로 왼쪽에 약사여래불을 보좌하는 협시보살인 월광보살(月光菩薩), 오른쪽에 일광보살(日光菩薩)을 배치한 간략한 구도로 금니(금물)로 그려 매우 화려하고 격조 있는 품위를 보여준다.
애초에 제작된 총 400점의 불화는 대부분 흩어져 현재 미국과 일본 등지에 총 6점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국내에는 '약새여래삼존도'만이 유일하게 알려져 있다.
보물 제875-3호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권3'과 보물 제1543-2호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권5'는 불교의 경전인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중 각각 권 3권과 권5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불교 의식 중 하나인 참회법회를 통해 부처의 영험을 받으면 죄를 씻고 복을 누리게 되며 나아가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발원의 내용을 담고 있다.
보물 제875-3호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권3(위), 보물 제1543-2호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권5 [사진=문화재청] |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권3은 한국에서 가장 많이 유통된 판본 중 하나로 1352년(고려 공민왕 1년)에 간행됐다는 보물 제875호의 말미에 있는 기록을 통해 권3 역시 이 시기에 인출된 것으로 판단된다.
권5는 1316년(충숙왕 3년) 처음 판각된 후 조선 초기에 인출된 판본으로 추정된다. 절첩장 형식으로 모두 선장본 형태로 장정된 기 지정본과 차별될 뿐 아니라 고려 시대 유행한 장정의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다. 본문 전체에 걸쳐 조선 초기에 사용된 구결(口訣, 한문을 읽을 때마다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고절마다 표기한 토)이 표시돼 있어 당시 불교학·서지학·국어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이번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된 문화재가 체계적으로 보존‧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89hklee@newspim.com